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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책 보기의 즐거움

알랭 드 보통 《불안》

by 답설재 2025. 12. 30.

"동물의 왕국"이라는 TV 프로그램은 그 왕국에 사는 짐승들의 불안을 보여준다. 그들은 끊임없이 살핀다.

사람도 그렇지?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일렁이는 크고 작은 불안에 끊임없이 시달리며 살아가는 것이겠지?

불안의 원인과 해법을 각 다섯 가지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이건 철학인가? 에세이처럼 읽히는 철학인가?

 

그만두어야지 하면서도 또 발췌를 했다.

 

 

 

 

 

알랭 드 보통 《불안》

정영목 옮김, 은행나무 2024

 

 

 

원인 Causes

 

우리가 현재의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일 수도 있다는 느낌 우리가 동등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우리보다 나은 모습을 보일 때 받는 그 느낌 이것이야말로 불안의 원천이다.

 

Ⅰ 사랑결핍

자리는 우리에게 전례 없는 중요성을 가지게 된 일용품, 즉 사랑을 얻는 열쇠다. 사랑이 없으면 우리는 자신의 인격을 신뢰할 수도 없고 그 인격을 따라 살 수도 없다.

 

Ⅱ 속물근성

가난이 낮은 지위에 대한 전래의 물질적 형벌이라면, 무시와 외면은 속물적인 세상이 중요한 상징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에게 내리는 감정적 형벌이다.

 

Ⅲ 기대

우리는 조상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기대한다. 그 대가는 우리가 현재의 모습과 달라질 수 있는데도 실제로는 달라지지 못하는 데서 오는 끊임없는 불안이다.

 

Ⅳ 능력주의

능력주의 체제에서는 가난이라는 고통에 수치라는 모욕까지 더해지게 된다.

 

Ⅴ 불확실성

다른 무엇보다도 일을 기준으로 남들이 우리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수준이 결정되는 것이다. 무슨 일을 하느냐 하는 질문에 우리가 어떤 대답을 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은 우리를 대접하는 방식을 결정한다.

우리의 행복을 위해서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 질문에 대하여 당당하게 대답할 수 있는 능력을 우리 자신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경우는 드물다.

우리의 요구와 세상의 불확실한 조건 사이의 불균형은 지위에 대한 불안을 끈질기게 들쑤시는 이유가 되는 것이다.

 

 

해법 Solution

 

자신이 하찮은 존재라는 생각 때문에 느끼는 불안의 좋은 치유책은 세계라는 거대한 공간을 여행하는 것,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예술작품을 통하여 세상을 여행하는 것이다.

 

Ⅰ 철학

철학자들은 함께 모여 연구를 한 것도 아닌데 입을 모아 외부의 인정이나 비난의 표시보다는 우리 내부의 양심을 따르라고 권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떤 무작위 집단에게 어떻게 보이느냐가 아니라 우리가 우리 자신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Ⅱ 예술

소설가는 사회에서 사람들을 바라보는 표준 렌즈, 즉 부와 권력을 크게 확대해 보여주는 렌즈를 인격의 특질을 확대해 보여주는 도덕적 렌즈로 바꾼다.

"샤르댕(장-밥티스트 샤르댕)은 배 한 알이 여자만큼 생명으로 가득할 수 있고, 물단지가 보석만큼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었다."(마르셀 프루스트)

비극은 실패나 패배에 대한 단순화된 관점을 버리게 하고, 우리 본성의 풍토병과 같은 우둔과 일탈을 너그러운 눈으로 바라보게 한다.

유머는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을 공격하는 데 유용한 도구일 뿐 아니라 우리 자신의 지위에 대한 불안을 이해하고 조정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Ⅲ 정치

정치적 어려움을 이해하는 것은 기후 위성으로 기상 상태의 위기를 파악하는 것과 같다. 그것이 늘 문제를 막아주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거기에 접근하는 최선의 방법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유용한 것을 가르쳐준다.

 

Ⅳ 기독교

죽음을 생각하면 사교 생활에 진정성이 찾아온다. 우리가 아는 사람들 가운데 누가 입원실까지 와줄 것인지 생각해 보면 만날 사람을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죽음에 대한 생각의 가장 큰 효과는 아마 나일 강변에서 술을 마시든, 책을 쓰든, 돈을 벌든, 우리가 당장 일어나고 있는 일로부터 가장 중요한 일로 시선을 돌리게 해 준다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가 결국은 가장 민주적인 물질, 즉 먼지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위안을 얻을 수 있다.

죽음이 가장 잔인한 교훈을 가르쳐주는 사람들은 세속적인 것들 때문에 신으로부터 가장 멀리 있는 사람들, 즉 부유하고, 아름답고, 유명하고, 권세 있는 사람들이다.

큰 도시의 스카이라인에 우뚝 서 있는 성당들은 영을 앞세우는 공간으로 유지되며 사람들의 상상을 자극하고 있다.

 

Ⅴ 보헤미아

"사람은 없이 살 수 있느넋이 많아질수록 행복해진다."(소로우)

"영혼에 필요한 것을 사는 데 돈은 필요하지 않다."(소로우)

"내가 관심을 가지는 일을 하지, 다른 사람들이 요구하는 일을 하지 않는다." "이제 순응이니 조화니 하는 이야기는 더 듣지 않았으면 좋겠다. 앞으로는 그런 말들을 관보에 실어 조롱하도록 하자...... 이제 결코 고개를 숙이고 사과하지 말자..... 이 시대의 매끈한 평범함과 비열한 만족을 모욕하고 질책하자."(랄프 왈도 에머슨 에세이 《자립Self-Reliance》1840)

보헤미아의 역사는 품위 있는 계급의 약을 올리는 시도로 점철되어 있다.

지위에 대한 불안은 결국 우리가 따르는 가치와 관련이 되는 경우에만 문제가 된다고 말할 수 있다.

 

 

삶에서 성공을 거두는 데는 하나 이상의 길, 판사나 약사의 길과는 다른 길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며 위로와 확신을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