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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책 보기의 즐거움

10인의 동시집 《눈사람나라 뉴스》 (1)

by 답설재 2025. 9. 28.

 
 
 
 
10인의 동시집 《눈사람나라 뉴스》
청색종이 2025
 
 
 
표지 색감이 고급스러웠다.
 
열 명의 작품 중 눈에 띄는 걸 서너 편 고르는 건 괜히 입장만 난처해지니까 그러지 말고 이번에는 나름 최우수작을 한번 선정해 보자, 딱 한 편만 고르는 일이니까 스릴도 있고, 내 맘대로 내 블로그에서 그리하는데 대해 누가 뭐라 할 수도 없으니 이건 돈도 들지 않고 재미도 있겠다 싶었다.
 
읽기는 단 한 시간에 다 읽었다. 책 읽는 데 이골이 나서 그런지 한 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최우수작은?
없다. 아니, 뽑지 못했다.
미안하게 됐다.
 
맨 첫 작품을 읽고 '이거다!'(정나래 "깜짝이야") 했는데 두 번째 작품(조은희 "노란 자동차")을 보니까 둘 중 어느 게 나은지 판단하기가 난처했다.
세 번째(조영수 "아무리 봐도")에 이르러 더 복잡해졌다. 말하자면 이번에는 셋 중 어느 것인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깜짝이야 / 정나래
 
 
물속에 돌돌 말아놓은
도롱뇽알 보고
 
- 와, 하얀 순대다
동생이 크게 소리쳤다
 
저런,
 
도롱뇽 엄마
깜짝 놀랐겠다
간이 콩알만 해졌겠다.
 
 
노란 자동차 / 조은희
 
 
도로 주행 연습하는
노란 자동차 뒤를
트럭 버스 승용차가 갑니다
 
오리 떼처럼
졸졸 따라 갑니다
 
외길 따라
서두름도 속도도 늦추며
따라 갑니다
 
노란 자동차 걸음마를
줄래줄래 따라 갑니다
 
 
아무리 봐도 / 조영수
 
 
일개미는 허리가 잘록해요
뚱뚱한 개미는 하나도 못 봤어요
 
 
 

어느 작품이 나은지 판단하기가 난처하다는 생각은 네 번째(문성란 "나비의 기도"), 다섯 번째(박순영 "준비, 땅")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나비의 기도 / 문성란

 

 

- 나비야,

  꽃에 앉을 때

  왜 날개를 가지런히 모으니?

 

- 너도,

  밥 먹기 전에

  두 손을 꼬옥 모으잖아!

 

 

 

준비, 땅 / 박순영

 

 

오리들 몸속에

준비, 땅

암호가 들어 있다.

 

놀다가

사람들 오면

준비, 땅 날개 달고

훨훨 달아나는 오리.

 

'준비, 땅'은

오리가 살아가는 무기다.

 

 

 

그래서 나는 최우수작 선정 작업을 그만두기로 했다. 돈도 주지 않는 일 가지고 고민하기도 싫어졌다. 할 수 없이 열 명의 작가니까 열 작품을 고르기로 했는데 그래서 그것도 각 작가마다 처음에 소개된 작품을 옮겨 쓰기로 했다.
다음에 이 열 작가 작품집이 발행되면 그때는 기필코 그리 해보자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