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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두꺼비 짝 찾기

by 답설재 2024. 6. 30.

 

 

 

저기 어디쯤에서 어제 비가 내린 후로 웩! 웩! 웩! 웩! 뭔가가 계속 웩웩거린다.

체면도 없고 밤낮도 없다.

두꺼비인가?

간혹 개구리 소리도 들린다. 개개개개...(아니라면 갤갤갤갤...) 개구리는 훨씬 가늘게 간혹 가다가 운다.

(두꺼비가 아니라면 두꺼비들에게는 미안하다.)

아마도 짝을 찾는 소리겠지?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우는 게 아니라 노래라고 하겠지?

저게 노래인지 한번 와서 들어보라고 하고 싶다.

정말이지 저렇게 쉬지 않고 웩웩거리는 건 나는 싫다.

지겹지도 않나?

무슨 짝을 저렇게 악착같이 찾나?

저건 도무지...

밥도 먹지 않고, 잠도 자지 않고, 다른 볼일은 전혀 보지 않고 오로지 웩웩거리기만 한다.

절박하겠다 싶긴 하다. 일기예보와 달리 날씨가 좋으면 지금은 습지가 되어 있는 저곳은 즉시 말라붙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하필이면 저기 와서 저럴까? 어쩌다가 저곳에 오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저기에 짝이 있을 확률은 거의 없다고 나는 단언한다.

그러니까 단념하고 어디로 가는 것이 현명하다는 걸 이야기해주고 싶다.

정말 저런 동물은 영혼 같은 건 없고 단지 본능만 가지고 저러는 건 아닐까?

그럼 개구리나 두꺼비보다 더 작거나 더 영리하지 못한 것들은 "아니, 우리가 영혼이 없다고? 말이 되나?" 하고 섭섭해하지 싶다.

어쨌든 모든 것 제쳐놓고 웩웩거리기만 하는 건 좀 아니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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