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든 책

《사회과 교육의 실제》

by 답설재 2025. 1. 22.

 

 

 

 

'사회과 교육과정 해설'(교육부)을 기반으로 집필된 책으로 집필자가 7명이다.

 

나는 1999년 1학기까지 오랫동안 교육부 초등 사회과 편수를 담당하고 있었다. 그래서였겠지, 내가 이 책 이야기를 하자 출판사에서는 흔쾌히 발행하겠다고 했다.

공동집필자들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다 지내놓고 보면 별 것도 아니라는 걸 그들은 이미 알고 있었을까? 나는 그때는 무슨 대단한 일이나 하고 있는 줄 알았었다.

 

두산동아에서 이 책을 낸 것은 1999년 3월이었다.

1999년 9월 1일에 나는 서울 영신초등학교 교감 발령을 받았지만 2000년 3월 1일에 그러니까 6개월 만에 다시 교육부 장학관으로 들어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을 중심으로 방방곡곡의 초중고등학교들이 일제히 제7차 교육과정 적용이 어렵다는 항의와 시위를 이어가자, 교육부에서는 교감 발령받은 걸 취소하고 당장 다시 교육부로 돌아와야 한다고 했고 나는 이미 현장에 나왔으니까 6개월은 채워야 교감 경력으로 인정될 것 아니냐고 해서 그렇게 되었다.

 

제7차 교육과정 이야기를 좀 하면, 그때 사람들은 교육부 직원들이나 현장 교원들이나 마치 내가 주도해서 그 교육과정을 만든 것처럼 인식하고 있었다.

교육부 어느 일반적 간부는 다시 교육부로 돌아온 나를 보더니 "만든 사람이 책임져야죠?" 했고, 나는 그러거나 말거나 설명하지 않았고 웃고 말았다.

사실은 그 교육과정 만들 때 나는 최하 계급의 '졸병'이었다. 그냥 상급자들을 따라다녔을 뿐이었고, 말 한마디 할 기회도 없었다.

 

기라성 같았던 그 상급자들이 하나둘 교육부를 떠나자 나는 어? 어? 하다가 교육과정과 교과서, 역사대책 세 가지 업무를 모두 담당하는, 그러니까 편수국이 있을 때는 편수국장이 하던 일 그대로를 이어받은 담당관이 된 것이었다.

그러니까 나는 얼마나 억울했는지 모르는데 사람들은 그 억울함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다. 선배들은 만나면 그냥 "김 선생" "김 선생" 했고 내가 퇴임 직전 심혈관 질환으로 쓰러졌을 때도 아무도 내가 병이 난 이유를 궁금해하지 않았다. 공무원은 잘해도 그만 못해도 그만이다. 그렇게 해놓고 욕은 함께 얻어먹는다.

 

내가 이제 와서 별 이야기를 다 한다.

이 책 표지에는 출판사가 대한교과서주식회사(미래엔 전신)로 되어 있다.

사실은 1999년 3월 '(주)두산동아'에서 낸 《초등 사회과 교육》을 보완해서 2002년 7월에 새로 출판한 책이다.

대한교과서주식회사에서는 2003년 3월에 다시(2쇄) 발행해 주었다.

 

인세를 받지는 않았다. 기증본을 많이 받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