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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책 보기의 즐거움

메리 셸리(소설) 《프랑켄슈타인》

by 답설재 2023. 4. 12.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

김선형 옮김, 문학동네 2022(2012)

 

 

 

 

 

 

스위스 제네바 명문가의 로버트 월튼이 북극해 탐험에 나섰다가 빅토르 프랑켄슈타인을 구조하고 그의 기막힌 사연을 듣는다.

 

흔히 프랑켄슈타인을  '괴물 인간'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는 괴물이 아니고 괴물을 만든 사람이다.

괴물을 만듦으로써 폐인으로 전락했지만 본래는 고아하고 명석한 과학도였다.

 

"젊었을 때는 나 스스로도 뭔가 위대한 업적을 이룩할 운명일 거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내 정서에는 깊이가 있었습니다. 찬란한 업적을 이룩하기에 적합한 판단력도 소유하고 있었고요. 나 자신의 가치에 대한 자부심이, 다른 사람들이라면 중압감을 느꼈을 상황에서도 나를 지탱해 준 힘이었습니다. (......)"

 

그런 그가 과학적 상상력 속에서 천국을 거닐면서 탁월한 분석력과 응용 능력으로 인간을 만들었지만 그건 인간이라기보다 기이하게 생긴 데다가 엄청난 힘과 학습력을 지닌 괴물이었다.

괴물은 자신과 함께할 짝(여자)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한 사람 한 사람 프랑켄슈타인의 가족을 죽여버린다. 프랑켄슈타인은 좌절과 절망에 빠지면서도 복수심에 불타 그 괴물을 파괴해 버리려고 북극해까지 따라가 추위와 굶주림 속에 폐인이 되어 탐험대장 로버트 월튼에 의해 구조되지만 결국은 목숨을 잃고 만다.

 

이 소설은 1818년에 《프랑켄슈타인 또는 현대의 프로메테우스(Frankenstein:or, The Modern Prometheus)》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었다고 한다.

현대의 프로메테우스?

이 책을 읽는 동안 '코로나' 때문에 2년 이상 의무적으로 또 습관적으로 써야 했던 마스크를 벗어도 좋다는 행정조치가 있었음에도 그 불안감을 쉽게 떨칠 수는 없었다. '어디에선가 어느 과학자가 실수한 건 아닐까?' '지금 어느 과학자가 프랑켄슈타인 같은 실수의 길을 가고 있지나 않을까?'......

프랑켄슈타인의 유언 중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 (......) 사랑하는 사자(死者)들의 혼령이 내 눈앞을 스쳐가니 어서 그 품으로 달려가야겠습니다. 안녕히, 월턴! 평온함에서 행복을 찾고 야심을 피하세요. 겉보기에 아무 죄가 없어 보여도, 과학과 발견에서 이름을 높이고자 하는 마음이라면. 그런데 이런 말을 제가 왜 하고 있는지 모르겠군요. 나야 이런 희망을 품었다가 실패했지만, 다른 사람은 성공할 수도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