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카 솔닛 《멀고도 가까운》
읽기, 쓰기, 고독, 연대에 관하여
김현우 옮김, 반비 2022(2016)
부모가 알츠하이머 혹은 치매에 걸렸을 때 함께, 그러니까 24시간 함께 생활해보지 않았으면 그 질환 혹은 환자에 대해, 환자와 함께하는 것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건 주제넘다.
이건 확실하다.
나는 그렇게 주장한다.
또 그 환자를 마음 깊이 사랑했다는 건 입으로 그렇게 말할 수는 있어도 그게 가능한 일인지 의심스럽다.
나는 그것에 대해서도 의심스럽다고 단정한다.
이 책은 그런 어머니와의 관계를 바탕으로 쓴 책이다.
리베카 솔닛의 어머니는 평생 딸을 못마땅해하고, 시기하고, 불평했다.
리베카는 그 어머니가 알츠하이머를 앓다가 죽은 후 어머니의 삶을 추적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한다.
이런 이야기를 다 쓰고나서 '어머니의 생애, 어머니의 생각이나 입장을 이해(화해, 사랑)하게 되었다고 하겠지' 짐작하면서도 (그러니까 자칫하면 식상할 이야기가 될 만한 소재이긴 했지만) 프랑켄슈타인, 도서관과 글쓰기, '불소행찬'과 '전륜법경', 눈의 여왕, 체 게바라, 아이슬란드의 늑대, 남편과 아이의 시체를 뜯어먹을 수밖에 없었던 에스키모 여인 등 여러 가지 이야기를 끝까지 다 읽었다.
작가가 알면(알리 없지만) 내가 까다롭다고 하겠지? 어머니의 알츠하이머를 알아보기 위해 이런 이야기들은 꼭 했어야 할 것들인가를 생각하며 읽었다.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추천사들이 화려하다.
한 번 더 읽으면 나도 그들만큼 감동하게 될까, 생각하다가 그만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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