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詩 읽은 이야기

류병숙 「물의 주머니」

by 답설재 2022. 10. 30.

물의 주머니

 


류병숙




개울물은
주머니를 가졌다.

물주름으로 만든
물결 주머니

안에는 달랑,
음표만 넣어
오늘도 여행간다.

가면서
얄랑얄랑
새어나오는 노래

물고기들에게
들꽃들에게
나누어주며 간다
얄랑얄랑 간다.



--------------------------------------
*제72회 洛江詩祭 시선집 <2022 낙동강>

 

 

 

 

 

 

설목의 카페 《오늘의 동시문학》에서 이 동시를 봤습니다.

 

'물결 주머니'를 가진 시인, 그 시인의 마음이 보고 싶었습니다.

시인에게나 그 누구에게나 시름이야 왜 없겠습니까만 이 시를 읽는 동안은 괜찮아집니다.

읽은 글 굳이 다시 읽지 않는데 '물의 주머니'는 여전히 즐거워서 '얘기가 어떻게 이어졌지?' 다시 찾아 읽게 됩니다.

들꽃도 저버린 늦가을, 그래도 그 개울물 보러 가고 싶어집니다.

 

시인에게 이런 시 자주 좀 보여달라고 하면 생떼가 되겠지요?

가만히 있으면 슬며시 또 여기 있다고, 보라고 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