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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조것들을 죽여버리려는 것들

by 답설재 2022. 9. 6.

 

 

 

어린이집 선생님께서 아이들을 데리고 나왔습니다.

복도 많지, 일곱 명이나 됩니다.

아, 여기 나무 아래에 뒤쳐진 아이 한 명을 데리고 가는 선생님도 보입니다.

두 분이 여덟 명을 보살피는 것 같습니다.

 

고물고물 움직이는 조것들에게 발길질을 해서 신문방송에 나온 선생님도 있습니다.

낮잠을 자지 않는다고 이불에 싸서 던져버리고 그 위에 무지무지하게 굵다란 그 넓적다리를 올려놓고 밥 먹는 아이 이마를 쥐어박아 넘어뜨리고...

 

아이가 모를 줄 압니까?

분명히 기억할 것입니다. 두고두고 생각하고 떠올릴 것입니다. '나는 그때 마녀와 지냈다고, 이 세상에는 실제로 마녀들이 있다고, 복수를 하고 싶다고...'

차라리 그렇게 기억하면 다행일 것입니다.

기억하지 못하는 아이는 자라서 자신도 모른 채, 영문도 모른 채 씩씩대며 살아갈 것입니다.

아무에게나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고 걸핏하면 옆에 있는 사람과 싸우고 패주고 사고를 치고...... 

 

봄이 되면 새로 어린이집에 가게 된 아이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가지 않겠다고, 그만 가겠다고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며 울어대는 걸 여러 번 봤습니다.

그런 아이를 보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국회의원들이 고함을 지르고 관청에서 나가보겠다고 하고 경찰에서 무슨 조사를 하겠다고 하는데도 어린이집의 수준, 어머니의 역할 같은 걸 더 오래 생각하게 됩니다.

세상이 점점 삭막해지는 걸 보면서도 그 생각을 합니다.

지은 죄대로 살아가게 된다는 말이 허사가 아니라는 걸 실감합니다.

 

저 고물거리는 것들을 내려다보며 나 같으면, 내가 어린이집 교사라면 조것들의 어디를 어떻게 한 대씩 쥐어박을 수 있을지 생각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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