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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눈부신 만남

by 답설재 2022. 3. 22.

 

 

1992년~1996년 사이에 제겐 눈부신 만남의 순간이 일어났습니다.
첫 발령받은 병아리 교사에게 학교란 얼마나 미로 같은 지, 무형의 교육 현장은 또 얼마나 헤매게 하는지 우왕좌왕! 갈팡질팡! 시계가 도는지, 제가 도는지 알지 못한 시간들이 흐를 때 대선배님 한 분이 나타나셨죠. 지금도 변함없는 웃음을 그때도 얼굴 가득 띄우시고, 지금도 따뜻한 그 음성을 그때 역시 한 톤도 올리지도 내리지도 않으신 채 "괜찮아요." "~~~ 하면 되지요." "아이들은 옳아요." "아이들이 예쁘죠?" "아이들이 대단하죠?"...... 끊임없이 이야기를 건네주셨죠.
교사와 아이들은 실랑이를 벌이는 사이가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영원까지 사랑하는 사이임을 일깨워주시려던 것임을...... 20년 경력이 된 지금에야 비로소 조금씩 뼈저리게 깨닫습니다. 저의 이 길에서 발생한(?) 번쩍! 그분과의 만남의 순간이 기적이라는 것을 깨달을수록 감사하고 행복하고 가슴이 뜁니다.

제가 눈부시게 보려고 애쓰지 않아도
저절로 눈부시게 바라보게 되는....
존경하고 사랑하는 선생님.

 

* "한가한 날들의 일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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