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꿈에 대해 아는 척하기

by 답설재 2022. 11. 23.

20180428

 

 

고등학교 다닐 때는 하필이면 공부는 하기 싫고 해서 자주 서점을 기웃거렸습니다. 저 유명한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이라는 책도 그때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두세 페이지쯤 읽고 중단했는데 워낙 재미가 없고 어렵기만 해서("당시에 나온 책들은 번역이 잘못되었던 것일까요?" "설마." "그럼 왜였지?...") 도저히 더 읽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해놓고는 그냥 다 읽은 척해버렸습니다.

내가 그걸 자랑했기 때문이었겠지요. 꽤 여러 아이들이 내게 꿈 얘기를 하고 '해석'을 부탁하곤 했습니다. 독파한 책이 '꿈의 해석'이었으니까요.

 

저도 다 꾸어봐서 아는 거지만 애들 꿈이란 게 별것 있겠습니까?

꿈 얘기를 다 듣고는 걸핏하면 이렇게 설명해주었습니다. "이런! 여자를 더 깊이 있게 사귀어 봐. 다 여자 문제야!"

그러면 상대는 그 참 신통하다는 표정과 존경하는 눈초리로 나를 바라보았는데 매양 비슷비슷한 해석을 해주었기 때문이었는지 고객은 이내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렇지만 그건 이미 60년 전의 일이었고, 오늘은 허무맹랑하거나 근거가 없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언젠가 소개한 바 있는 《나이트 스쿨》(리처드 와이즈먼)이라는 책에 다 나온 이야기입니다(228~230 발췌).

그러니까 실제로 써먹어봐도 좋을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는 추행당하고 있었다"

어떠한 형태든 추적을 내포하는 꿈은 두려움이나 위협당한다는 감정을 나타냅니다. 꿈꾼 사람에게 특별히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여기는 가족 구성원, 친구, 혹은 일터의 동료가 있는지를 물어보세요. 그런 다음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면 됩니다.(밑줄은 답설재의 것)

 

"나는 떨어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러한 범주의 꿈은 아래쪽으로 움직이는 어떠한 감각을 내포합니다. 꿈꾸는 사람이 외계에서 지구로 떨어지는 꿈, 산 아래로 굴러 떨어지는 꿈, 혹은 어떠한 종류인가의 수직 통로로 떨어지는 꿈 등이죠. 이러한 꿈은 지위, 안전, 금전, 직업 혹은 인간관계의 상실에 대한 걱정을 의미합니다.

 

"내 이빨이 빠지고 있다"

꿈속에서 이빨을 상실하는 꿈은 매우 많은 이들이 꾸는 흔한 꿈인데, 종종 자존감이 없어 고통받는 이들이 꾸는 꿈의 내용인 경우가 많습니다. 혹은 나이 먹은 것에 대한 근심을 나타낼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완전히 다른 무언가를 뜻할 수도 있죠. 아무도 모르는 것 아니겠어요?(밑줄은 답설재의 것)

 

 

지금 내가 꿈꾸는 소리 하고 앉았습니까? 하하하~ 친구들끼리 만나면 그러잖아요. "꿈꾸는 소리 하고 앉았네~"

어쨌든 《나이트 스쿨》에는 재미있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더 써먹을 필요가 있다면 한번 읽어보시든지요.

 

 

 

'내가 만난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물여덟 살 친구 같은 아이  (24) 2022.12.01
쓸쓸하고 썰렁한 '공감'  (26) 2022.11.29
"나 외로워!" '이 사람아, 사실은 나도 그래...'  (6) 2022.11.22
새해 준비  (2) 2022.11.21
정훈희 '안개'  (2) 2022.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