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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지난겨울은 행복했지

by 답설재 2021. 7. 12.

2021. 1. 18.

 

 

 

이만큼 쓸었는데 다시 눈이 내립니다.

올라가서 다시 쓸어내려와야 할 것 같습니다.

추위도 만만치 않은 데다가 눈 치우는 도구는 껑충한 대나무 비 하나뿐입니다.

눈이 그치지 않는 것도 걱정입니다.

일간 나가야 하는데 눈이 그치지 않을 것 같아 난감합니다.

사정은 늘 그랬습니다.

언제나 달라지면 더 나을 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달라져봤자 다 내리막길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그게 어떤 건지 알 수가 없어 두려움 같은 것으로만 다가옵니다.

눈을 다 쓸었다고 해서 마음이 비워지지 않을 것을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행복했습니다. 지난겨울은 행복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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