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큼 쓸었는데 다시 눈이 내립니다.
올라가서 다시 쓸어내려와야 할 것 같습니다.
추위도 만만치 않은 데다가 눈 치우는 도구는 껑충한 대나무 비 하나뿐입니다.
눈이 그치지 않는 것도 걱정입니다.
일간 나가야 하는데 눈이 그치지 않을 것 같아 난감합니다.
사정은 늘 그랬습니다.
언제나 달라지면 더 나을 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달라져봤자 다 내리막길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그게 어떤 건지 알 수가 없어 두려움 같은 것으로만 다가옵니다.
눈을 다 쓸었다고 해서 마음이 비워지지 않을 것을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행복했습니다. 지난겨울은 행복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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