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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안녕? · 뭘해? · 사랑해!

by 답설재 2021. 3. 19.

2020년 겨울 어느 날

 

 

사람들이 AI(인공지능)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사랑해!" "안녕~" "뭘 해?"랍니다.

2주 전인가, 주말 오후 교외에서 들어오는 자동차 안에서 'FM 풍류마을'이라는 라디오 프로그램 오프닝멘트로 소개되는 걸 들었습니다. 사람들의 외로움을 이야기했던 것 같습니다.

소개된 순서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사랑해!"

"안녕~"

"뭘 해?"

 

그건 간절히 듣고 싶은 말이 분명합니다.

그러니까 그런 말들을 스스로 로봇에게 해주면서 살아가는 것이지요.

 

로봇을 가지지 않은 사람도 많겠지요?

그런 경우에는 어떻게 합니까?

스스로에게 그렇게 인사를 건넬 수도 있겠지요.

 

"파란편지, 사랑해!"

"안녕~ 파란편지."(혹은 "안녕? 파란편지")

"파란편지, 지금 뭘 해?"

 

지금까진 아무리 외로워도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사실 날이 갈수록 점점 더 외롭습니다. 그래 일단 그렇게 해보자고 생각했습니다.

 

"파란편지, 사랑해!"(그래, 고마워~. 나라도 날 사랑해야지.)

"안녕? 파란편지."(응, 안녕?)

"파란편지, 지금 뭘 해?"(청소 좀 하고 책 봐. 맨날 그렇지 뭐.)

 

그렇게 해봐도, 아니 그렇게 하니까 더 외로운 것 같아서 약간 눈물이 글썽거릴 듯한 느낌이긴 하지만

그러면서도 썩 괜찮은 느낌인 것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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