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 장하준, 최재붕, 홍기빈, 김누리, 김경일, 정관용 지음
《코로나 사피엔스》
인플루엔셜 2020
"문명의 대전환, 대한민국 대표 석학 6인이 신인류의 미래를 말한다"(副題)
CBS〈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제작진이 기획하여 대담으로 엮은 책이다.
심각한데도 흥미롭다. 금방 읽었다.
그래서 그런 생각이 들었겠지. 조금 더 들어갔으면 싶은 아쉬움을 느꼈다. 대담의 단점이고 장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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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중(상대방)이 솔깃해서 들을 만한 구체적 사실(혹은 진실)들이 수두룩하다(예).
* 박쥐가 우리한테 일부러 바이러스를 배달했을까요? (...) 기후 변화 때문에 그 박쥐들이 지금 계속 온대 지방으로 슬금슬금 옮겨 오고 있어요.(25~30)
* 정확하게 옛날로 돌아가기는 힘들지 않겠어요? 이제 '새로운 옛날'로 돌아가야 되겠죠. 새로운 가치관, 새로운 세계관을 찾지 않을까요?(38)
* 이번에는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돈을 풀어도 나가서 소비를 하기가 힘든 상황입니다. 그렇게 때문에 진짜로 생계에 돈이 필요한 사람들한테 돈을 줘야 하는 거예요.(52)
*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일하는 방법들은 더욱 발전하고 상용화 또한 가속화될 것 같습니다.(59)
* 돌봄경제, 영어로는 care economy라고 하는데요. 집에서 하는 가사노동부터 의료, 기본 서비스 등에 종사하는 분들이 없으면...(62)
* 우리 사회는 문명의 표준이 과거의 보호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는데요, 이번에...(79)
* 이번에 배달 위주로 운영했던 가게들은 실제로 큰 호황을 누렸습니다.(79)
* 코로나19 이후에는 소위 팡(FANG)이라고 하는, 그러니까 페이스북(Facebook), 아마존(Amazon), 넷플릭스(Netflix), 구글(Google)의 지배력이 더 강해질 것 (...) 아마존 같은 경우 주문이 폭주해서 10만 명을 더 채용하겠다고 발표했죠.(84)
* 제일 심각한 게 이번에 드러났지만 아이들 교육입니다.(89)
* 지구화, 도시화, 금융화, 이 세 가지는 모두 생태적 환경에 대한 무한적인 착취를 전제로 했을 때만 가능한 일입니다. (112)
* 금융이나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방식도 바뀌기 때문에 우리는 지금 그러니까 지도에 없는 영역으로 한 거름, 한 걸음 나아가는 수밖에 없을 겁니다.(115)
* 인간의 무한한 욕망을 무한히 긍정한 문명은 현대문명밖에 없어요. (...) 1년에 한 번씩 꼭 해외여행을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문명도 이 문명밖에 없습니다.(120)
* 모든 생산은 자연을 변형하거나 자연을 파괴하는 거잖아요. 끝없이 자연을 훼손한다는 거예요. 그럴 필요가 없을 때도 말이죠.(144)
* 최근 출간된 《2050 거주불능지구》라는 책을 보면, 앞으로 30년 내에 지구가 인간이 거주하는 것이 불가능할 수도 있단 얘기가 나와요.(145)
* 첫 번째는 자본주의를 폐기하거나, 두 번째는 자본주의를 인간화(humanize; 인간과 자연히 화해하면서 살 수 있는 방식)하는 겁니다.(149)
* 진실은 과학자들이 밝히는 겁니다. 우리가 자연을 너무 파헤치는 바람에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거라고요. 그게 진실인 거죠.(171)
* 3만 달러가 되면 뭐가 좋을까요? 4만 달러가 되면 뭐가 좋을까요? 10만 달러가 되면요? (...) 인간을 멈추게 만드는 가장 안전한 장치가 만족감인 거죠.(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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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명의 학자가 각각 자신의 전공 분야에서 각각 다른 해법을 제시했는데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커다란 하나의 문제는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르게 보이고, 그 대답들은 결국 같은 문제로 귀결될 것은 당연하다.
* 인류의 자연 침범, 공장식 축산과 인구 밀집, 지구 온난화를 반성하고 고치는 것이 생태백신, 이를 실천하는 것이 행동백신이다. 이러한 백신 없이는 어떤 방역체계와 화학백신도 바이러스 팬데믹의 재발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는 없다(최재천, 에코과학).
* 무한 이윤 추구와 성장(수단)이 모든 국민을 잘살게 하자(목표)는 공공·복지·생명을 앞질러서는 안 된다는 것, 시민권에 기반한 보편적 복지국가라야 한다는 것, 이것이 우리가 가야 할 길이다(장하준, 경제학).
* 온라인을 통한 초연결 사회에서 포노 사피엔스(스마트폰을 들고 생활하는 사람들)는 영역과 경계 없이 만난다. 팬데믹 쇼크에서도 살아남고, 그 안에서 더 넓은 관계를 형성하는 포노 사피엔스가 몰려올 것이다(최재붕, 서비스융합디자인학).
* 산업의 지구화, 생활의 도시화, 가치의 금융화, 환경의 시장화라는 네 기둥이 무너지고 있다. 새로운 길은 시장근본주의의 극복, 포용적·효율적인 민주주의 구축, 약자에 대한 사회적 방역, 욕망에 대한 질서 부여, 인간 서식지 무한 확대의 방지, 도시적 공간집약화 해소가 그 이정표다(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
* 코로나19가 생각의 틀을 바꾼다. 세계적으로는 미국 헤게모니의 쇠퇴, 국내적으로는 미국 신화의 종언을 의미한다. 위기 대응의 공공 인프라를 초토화해온 신자유주의는 더 이상 당연시되지 않는다. 남은 건 인간과 자연, 인간과 인간이 화해할 수 있는 희망의 대안을 찾는, 패러다임의 전환이다(김누리, 문학).
* 지금의 문명은 사회가 주입한 경쟁, 비교의 원트want를 기반으로 한다. 원트에서 라이크like로 행복의 척도가 바뀐다. 인류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라이크로, 새로운 행복의 척도를 향해 나아갈 것이다(김경일, 심리학).
* 어리석은 이들이 더 이상 모두를 괴롭히지 못하도록 맞서 싸우자. 우리는 코로나 사피엔스다(정관용, CBS 시사자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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