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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내 기도가 응답받았다!"

by 답설재 2021. 2. 4.

70세의 미망인인 밀드레드는 너무 외로워서 집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동반자 삼아 앵무새를 키우기로 했다.

동네 애완동물 가게에서 아름다운 앵무새를 발견했는데, 그 새는 계속 "내 이름은 텔마고 나는 매춘부야."라고 외쳐댔다.

애완동물 가게 주인은 새를 집에 데려가서 말을 걸어주면 이런 행동을 멈출 거라고 장담했다. 그래서 밀드레드는 앵무새를 사 갔지만, 새는 집에 와서도 계속 "내 이름은 텔마고 나는 매춘부야."라고 지껄였다.

앵무새가 계속 이런 말만 하는 것에 당황한 밀드레드는 목사에게 가서 조언을 구했다.

목사는 밀드레드를 동정하면서 앵무새를 교회에 데려오라고 했다. 자기도 앵무새를 키우는데, 그 새는 매일 새장 안의 횃대에 앉아서 기도만 한다는 것이었다. 목사는 밀드레드에게 그녀 앵무새를 자기가 키우는 앵무새 새장에 같이 넣어 두면, 자기 앵무새가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밀드레드는 앵무새를 교회로 데려갔다. 그들은 밀드레드의 앵무새를 새장 위쪽의 횃대에 올려놓고 방에서 나갔다.

밀드레드의 앵무새가 "내 이름은 텔마고 나는 매춘부야."라고 외쳤다. 그러자 목사의 앵무새는 기도를 멈추더니 밀드레드의 앵무새를 올려다보고 말했다. "내 기도가 응답받았다!"

 

 

이 농담은 《품위 있게 나이 드는 법》(버나드 오티스)에서 옮겼다(222~223). 독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이런 농담을 싣는다고 써놓은 걸 봤다. 글쎄, 환심을 살 수 있는지 어떤지는 독자들 각자의 호응 문제일 것이다. 나는 일단 농담이 나올 때마다 '어? 뭐지?' 하다가 '아, 또 농담이구나!' 했고, 그 농담이 내가 이해할 수 있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는 것인지부터 구분해 보았다. 문화의 차이나 번역 문제로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없지 않기 때문이다.

 

 

앵무새(DAUM 이미지 : 2021.1.4. 부분) 이 예쁜 것들 중에 "내 이름은 텔마고 나는 매춘부야" 할 것(?)이 있단 말이지?

 

 

 

위와 같이 옮겨 써놓고 말면 섭섭한 경우가 있겠지?

아무려면... 바로 위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그러니까 괜히 흥분할 필요는 없다.

 

 

교회에서 열리는 예배에 꾸준히 참석하지 않는 사람들도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병을 앓을 때면 종종 기도하면서 종교에 의지한다. 이것이 어떻게 치유에 도움이 되는지 알아보자.

우리가 힘을 얻기 위해 의지하는 신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믿지 못한다면서 왜 그런 행동을 하는 걸까? 강해지려면 신은 우리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하기를 바란다는 걸 알아야 한다.

 

 

그건 그렇고 나 같으면 저따위 앵무새를 사고 싶은 마음이 아예 없다. 내 앵무새가 남들이 보는 앞에서 "내 이름은 텔마고 나는 매춘부야."라고 외쳐대면 그런 꼴이 어디 있겠는가. 내 속마음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생각해버리는 인간이 수두룩할 것이다.

"에이, 쪽팔려."

그렇지만 지금은 버젓한 대학생이지만 초등학교 저학년 때 함께 산비탈에 놀라갔을 때 당장 저 다람쥐 한 마리를 잡아달라고 울어댄 외손자처럼 지금 그 단계에 있는 손자 손녀가 "할아버지! 앵무새 좀 사 줘." 하면?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기를 빌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