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설계원인 70대의 필이 퇴근길에 쇼핑센터에 들렀다. 오랫동안 함께 살아온 70대 중반의 부인 낸시를 위해 꽃을 좀 사 가려고 그런 것이다. 꽃가게를 나서다가 사탕 가게를 발견한 그는 아내에게 줄 초콜릿도 한 상자 샀다.
집에 도착한 그는 꽃과 초콜릿을 양손 가득 들고 벨을 눌렀다. 낸시가 문을 열었다. 낸시는 필이 들고 있는 것들을 보고는 울기 시작했다. 필은 "왜 울어요?"라고 물었다.
"오늘은 정말 끔찍한 하루였어요. 제일 좋아하는 케이크 접시를 떨어뜨려서 깼고요. 친구들 몇 명이랑 점심을 먹기로 했는데, 친구들이 아프다며 약속을 취소했어요. 전화기가 고장 나는 바람에 온종일 수리 센터에 연락하느라 진을 다 뺐고요. 그런데 이제 당신까지 술에 취해서 돌아오다니!"
《품위 있게 나이 드는 법》이라는 책에 나오는 얘기. 독자들의 호감을 사려는 농담.
나는 술에 취할 일조차 없다. 술에 취할 수 있었던 건 '목마와 숙녀' 같은 시를 읊어보던 때였다. 그게 과연 한때의 나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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