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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그 멍청한 아이스크림 트럭만 오지 않았다면..."

by 답설재 2021. 4. 13.

'꽃님과 달님'의 아름다운 정원에서

 

 

제이슨은 95세인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할머니를 위로해 드리려고 90세 된 할머니를 만나러 갔다. 할머니 댁에 도착한 그는 어떻게 된 일인지 물었다.

할머니는 섹스를 하던 중에 할아버지가 죽었다고 설명했다.

깜짝 놀란 제이슨은 할머니에게 두 분이 그 연세에도 섹스를 했다는 걸 알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하면서 그것이 "상당히 바람직하지 못한 상황"임을 넌지시 내비쳤다.

할머니는 노인들도 교회 종소리에 맞춰서 성관계를 하면 안전하다는 사실을 몇 년 전에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리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딩' 소리가 울릴 때 들어가고 '동' 소리가 울릴 때 나온다면 매우 편안하면서도 안전하다고.

할머니는 이렇게 덧붙였다. "그 멍청한 아이스크림 트럭만 오지 않았다면, 할아버지는 지금도 살아 계실 거다."

 

   ...... 버나드 오티스 지음 《품위 있게 나이 드는 법》(박선령 옮김, 검둥소, 2020 25~26)

 

 

저 할머니 말에 따르면 아이스크림 트럭이 돌아다니지 않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래도, 그만해도, 충분하다고 할 수도 있으련만...... 아흔이면 남 생각도 좀 할 수 있을 만한 나이가 된 것인데...... 어쩌면 저리도 뻔뻔할 수 있을까, 뻔뻔한 게 아니라면 하필이면 자신의 손자 앞에서 자랑질이었을까...... 실제로 그렇다 하더라도 좀 숨기고 넘어가면 안 되었을까...... 그래서 서양인인가...... 이런 것 가지고 동서양 따지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면 이래서 인간은 입장이 서로 다 다른 건가...... 모르겠다! 알고 싶지도 않다! 나는 지금 이런 것 가지고 이야기하고 싶지도 않다! 웃고 싶지도 않다! 골치 아픈 일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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