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타르코스 윤리론집 《수다에 관하여》 중 《결혼에 관한 조언》
천병희 옮김, 숲 2010
짧은 글을 골라서 몇 군데 발췌했습니다.
☞☞ 2 ☜☜
보이오티아 지방에서는 신부를 베일로 싼 뒤, 머리에는 아스파라거스 화환을 씌워준다오. 이 식물은 가시투성이라도 가장 부드러운 열매를 맺지요. 그와 같이 신부가 처음에 반항하거나 새치미를 떼도 물러서지 않거나 짜증을 내지 않는 신랑에게, 신부는 부드럽고 달콤한 결혼생활을 선사할 것이오. 젊은 여인의 첫 투정을 받아넘기지 못하는 남자들은 포도알이 시다고 해서 다 익은 포도송이를 남에게 넘겨주는 사람보다 나을 게 없소. 갓 결혼한 여인들도 흔히 첫 경험 때문에 남편에게 싫증을 내는데, 그들은 벌침을 잘 참고 견디다가 벌집을 놓아버리는 사람들과 같소.(212~213)
☞☞ 9 ☜☜
달은 해와 멀리 떨어져 있으면 밝고 환하지만, 해와 가까이 있으면 자취를 감춰버리지요. 반대로 현명한 아내는 남편과 함께라면 언제나 모습을 드러내지만, 남편이 출타 중일 때에는 집안에 숨어 지내야 하오.(215)
☞☞ 30 ☜☜
전해오는 관습에 따라 아이귑토스 여자들은 신을 신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는데, 여자들을 온종일 집 안에 머물러 있게 하기 위해서였소. 대부분의 여자들도 그대가 황금으로 수놓은 신과 팔찌와 발찌와 진홍색 옷과 진주를 빼앗아버리면 집 안에 머물러 있을 것이오.(226)
☞☞ 37 ☜☜
퀴로스의 헬라스인 용병대는 장군들에게서, 적군이 함성을 지르며 다가오면 말없이 맞고, 적군이 침묵하면 함성을 지르라는 명령을 받았소. 분별 있는 아내는 남편이 화가 나 소리치면 침묵을 지키다가, 남편의 노여움이 잔잔해지면 좋은 말로 달래려 하지요.(230)
☞☞ 46 ☜☜
억지로 끌어당기는 필립포스에게 여자가 말했소. "놓아주세요. 램프가 꺼지면 여자란 똑같아요." 이것은 간통을 일삼는 난봉꾼에게는 좋은 대답이지만, 결혼한 아내는 정작 램프가 꺼졌을 때 여느 여자와 달라야 하오. 아내의 몸이 보이지 않을 때 아내의 미덕과 헌신적이고 변함없는 애정이 빛을 뿜어야 하기 때문이오.(235)
노여워 마십시오.
《영웅전》을 쓴 저 플루타르코스의 글이니까요.
플루타르코스?
"46년 그리스 델포이 인근의 보이오티아 지역에 있는 카이로네이아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사전을 보면 이렇게 시작됩니다.
46년? 1946년?
아니죠! 1946년이면 웬만하면 죽지도 않았지요.
약 2천 년 전. 까마득한 옛날 사람이죠.
오죽했겠습니까.
"결혼한 아내는 정작 램프가 꺼졌을 때 여느 여자와 달라야 하오. 아내의 몸이 보이지 않을 때 아내의 미덕과 헌신적이고 변함없는 애정이 빛을 뿜어야 하기 때문이오."
이 대명천지에도 그렇게 생각하는 인간이 있다면 그게 남자든 여자든 그런 인간이 문제지요.
어떻게 썼어야 합니까?
"결혼한 남편(아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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