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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책 보기의 즐거움

버나드 오티스 《품위 있게 나이 드는 법》

by 답설재 2021. 1. 9.

버나드 오티스 《품위 있게 나이 드는 법》

박선령 옮김, 검둥소 2020

 

 

 

 

 

 

 

 

 

품위 있게 나이 들기. 누가 그렇게 하고 싶지 않을까.

다 운명이긴 하지만 이 책에서 이야기한 대로 하면 품위 있어질 것 같기는 하다.

 

 

우리는 아이들이 아주 어릴 때부터 죽음과 그것이 우리 삶에서 하는 중요한 역할에 대해 알려줄 필요가 있다. 죽음은 실재하는 것이므로 얼마든지 말해도 괜찮은 단어이고, 죽음이 우리 삶의 여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면 그 여정이 훨씬 더 행복해질 수 있다. 삶을 여행하는 동안 매일같이 행복한 경험을 만들어가는 데 집중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36)

 

우리가 사랑하고 아끼는 이들이 자신이나 가족의 죽음을 피할 수 없음을 깨닫는 모습을 지켜보는 건 슬픈 일이다. 그리고 자기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도 슬프다.

죽음은 물론 아무도 논하고 싶지 않은 슬픈 주제지만, 조만간 다들 대비할 필요가 있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니 죽음이 갑자기 닥쳐와 모든 이를 혼란에 빠뜨리기 전에, 그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대처할 계획을 세우는 게 좋지 않겠는가?(213~214)

 

 

죽음을 금기어로 여기는 사람을 자주 보았다.

일단 자신의 죽음(실현, 실제)에 대해서는 유보적이다.

 

이 책은 참 실용적인 내용이다.

대비해야 할 사항도 나열된다.

"시간은 쏜살같이 흐른다. 그러니 모든 순간을 소중히 여기자"는 말이 여러 차례 반복되긴 하지만 아무래도 대비 사항들을 잘 적어놓고 하나하나 체크하고 기록해 놓아야 안심할 것 같은 느낌이다.

 

소제목과 내용이 적절히 배치된 것인가?

사례는 소제목의 주제에 적절한 것인가?

공연한 분석을 해가며 읽는 것이 실없는 짓 아닌가 생각하기도 했다.

나는 실용서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투정을 부리며 읽는 편이다. 까칠한 성격이 드러나는 것이다.

 

 

"우리는 부모님이 너무 나이 든 뒤에 만났기 때문에, 그들의 습관을 바꾸는 건 힘들다."

모든 부모는 이 말을 기억하시라! 아이들이 여러분이 바라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하지 말고, 있는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자.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자. 나는 아이들과 손주들의 말을 듣고 그들이 자기 일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내 삶이 한층 더 풍요로워졌다는 것을 안다. 나와 그들이 방식이 다를 때도 말이다.(245)

 

 

이런 말은 다른 책에서도 봤다. 그런데도 또 밑줄을 그어 놓았지만 나에게 이것을 실천할 수 있는 도량 같은 건 없는 것 같다.

이런 좋은 덕목을 실천하고 싶어도 세상이 나를 가만히 두지 않는다는 옹졸한 생각을 하고 싶은 것이다. 도량이 없는 인간은 어차피 도량 같은 것 없이 사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