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야마 히데오 《클라이머즈 하이》
박정임 옮김, 북폴리오 2013
사상 최악의 항공기 추락 사고(JAL 123)를 배경으로 지방 신문기자 유키 가즈마사의 삶을 그린 소설이다.
책을 들고 있을 때는 코로나를 잊었다.
그게 왠지 미안한 느낌이긴 했지만 형편없이 가늘어진 기력을 쉬게 할 수 있었다고 하면 될지 모르겠다.
유키는 쓰고 싶은 걸 썼고, 싣고 싶은 걸 실었고, 위아래를 의식한 타협을 하지 않았다.
실어야 할 투고(投稿), 그러나 모두들 꺼려하는 원고를 실은 유키는 마침내 17년간 근무한 본사에서 구사쓰 통신부로 쫓겨나 다시 17년을 근무한다. 그는 그곳에서도 전원생활에 관한 기사를 썼다.
사표를 내고 보자는 생각을 가졌다가 동료들의 만류를 들었고, 아내와 아들, 도와주어야 할 친구를 생각했다.
무모하게 직장을 그만두는 길을 택하지 않은 것이다.
내려가기 위해서 오르는 거지...
안자이의 말은 지금도 귓가를 맴돌고 있다. 하지만 내려가지 않고 보내는 인생도 잘못된 인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있는 힘껏 달린다. 넘어져도 상처를 입어도 패배를 맛보더라도 다시 일어서서 계속 달린다.
인간의 행복이라는 것은 의외로 그런 길 위에서 만나게 되는 것은 아닐까. 클라이머즈 하이. 오로지 위를 바라보며 곁눈질도 하지 않고 끝없이 계속 오른다. 그런 일생을 보낼 수 있다면,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429~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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