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너편 아파트에서 저녁 늦게까지 두런두런 이야기 소리가 들려옵니다.
어떤 이야긴지도 모른 채 포근함을 느낍니다.
가을이 왔습니다.
이곳 여름 장마는 지난 8월 29일 토요일 저녁에 끝났을 것입니다.
새벽까지 창문을 조금 열어놓아서였던지 가벼운 감기에 걸렸었습니다.
아무래도 여름밤 같지 않게 스산한 바람소리를 들으며 잠이 들었고, 지난 겨울날들의 꿈을 꾸었습니다.
지난겨울은 아무런 생각 없이 지냈습니다.
저녁이 되면 일주일에 서너 번 헬스장에 갔고, 가수 M도 만났습니다.
눈이 아주 큰, 젊은 가수 M.
나처럼 허름한 운동복을 입고 있어서 바라보기도 편했습니다.
그도 우리 아파트에 사는데 사람들은 개그만 A, 탤런트 I 부부 이야기만 합니다.
헬스장은 문을 닫았습니다.
나는 올해 내내 가지 못했습니다.
암담한 헬스장.
2019년 겨울이 그리워집니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곳
다시는 만나지 못할 그 겨울
아무런 생각 없이 지낸, 막막한 느낌의 그 겨울
이 얘기를 쓰는 동안 건너편 아파트 사람들도 다 집으로 들어가 버려서 적막한 가을밤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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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글픈가요?
여기도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