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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얘네는 그저 즐거움만 주니까"

by 답설재 2019. 8. 11.

 

 

 

「EXO 팬 푸른봄 "백현이 나를 안다고 할 때 뿌듯"」

 

신문기사입니다(중앙일보, 2019.8.10.4~5). 이런 기사와 함께 보았습니다.

 

「★자리 오른 지민, 귀족이 된 첸…팬덤이 아이돌 세상 바꾼다」

「단종 상품도 부활시키는 무한 덕질, 기업들도 눈치」

 

 

기사를 발췌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트위터 팔로워 15만을 거느린 EXO 팬 '푸른봄'은 홈마계의 셀럽이다. (…) 명문대 경영학과 출신에 연예인 같은 외모의 그녀에게선 '인플루언서'로서의 자부심이 넘쳐났지만, 홈마 활동이 "부모님도 모르는 사생활"이라며 신상 노출은 극구 사양했다. (…) '푸른봄'은 달력, 슬로건(사진) 등 비공식 굿즈를 제작한다. 사진전을 열어 수익을 거두고 상당액을 '서포트'에 쓴다. 컴백 때 뮤비 조회수를 올리려 유튜브 광고를 하고 멤버 생일 때마다 기부를 한다. (…)

 

Q : 부자인 아이돌을 왜 서포트하나.

A "좋아하는 사람에게 좋은 걸 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예컨대 아이돌의 촬영장에는 밥차 등에 대한 스태프의 기대감이 있다. 내 새끼 기 살려주기 위한 일이다."

 

Q : 덕질을 하는 이유가 뭔가.

A "내 일상에 활력을 주는 취미활동이다. 보기만 해도 좋다는 게 사실 어려운 일 아닌가. 진짜 애를 키운다면 예뻐도 힘이 들 텐데, 얘네는 그저 즐거움만 주니까." (…)

 

 

함께 소개된 용어도 봤습니다. 의미를 파악했다고 해서 실제로 사용하기는 어렵겠지만 신문기사를 읽을 수는 있을 것입니다.

 

팬덤 팬들의 모임 또는 팬들이 만들어내는 문화현상

덕후 일본어 '오타쿠'에서 유래한 말. 집 안에 틀어박혀 만화나 애니메이션에 몰두하는 은둔자를 지칭하는 부정적인 말이지만, 최근 들어 취향있는 삶을 사는 개성적인 사람들을 의미하게 됐다

입덕 처음 덕후가 됨

덕질 좋아하는 연예인을 지원하기 위해 벌이는 다양한 행위

영혼 보내기 극장에 가지 않고 티켓만 사는 행위

홈마 홈페이지 마스터의 약자. 직접 찍은 아이돌 사진과 동영상을 SNS에 게시한다

 

 

전철역 통로의 낯설던 그 장면을 이해할 것 같았습니다. 주로 여학생들, 젊은 여성들이었고 저 사진처럼 외국인도 있었습니다.

인터넷에서 '푸른봄'의 활동 사례를 찾아보았습니다.

 

푸른봄으로부터 Exhibition: [L-1485]

2019.05.26.

안녕하세요, 푸른입니다. 다가오는 엑소엘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서 전시회 [L-1485]를 준비했습니다. 좋은 날, 함께 축하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bluespring-xo.tistory.com/68푸른봄으로부터

 

 

이 초대장을 읽어보며 1960년대에 우리가 젊음의 이름으로 저지르던 그 촌스러운, 그렇긴 하지만 다시는 누릴 수 없는 그 일들을 생각하고 당장 '영혼 보내기'라도 해야 마땅할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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