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네는 어떻습니까?
이 동네에선 엊그제 벚꽃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오일장날 난전의 '펑튀기'가 떠올랐습니다.
깔깔거리고 웃던 아이들도 생각났습니다.
어느 날 담임 선생님께서 "시끄럽지요?" 하고 묻길래 "아이들이니까요. 나 같은 노인은 떠들지도 못해요" 했더니 "그래도 교장실 옆이어서 신경이 쓰이는 걸요" 해서 "교장은 하는 일이 없어서 상관없어요" 했는데 선생님은 예쁜 미소를 지으며 돌아서서 나갔습니다.
지금 그 선생님은 또 꽃 같은 아이들을 데리고 어떤 교장과 이야기하고 있을까요?
괜히 또 옛 생각 때문에 이 글도 '또' '괜히' 길어질 뻔했네요.
엊그제 그렇게 피기 시작한 것 같은 벚꽃은 어제는 어찌할 도리가 없을 정도로 만개하고 있었습니다.
한꺼번에 그렇게 피어나면 세상의 그 누구도 어떻게 할 도리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던 것이오늘은 하루 종일 날씨가 우중충했고 생각날 때마다 바람도 건듯 불곤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꽃잎들이 우수수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지나가던 사람이 그랬습니다.
"벚꽃이 지네."
그 동네는 어떻습니까?
그 동네 벚꽃도 엊그제 피기 시작했고 어제 만개했고 오늘은 지기 시작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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