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에 대해 못마땅해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빈둥빈둥 놀면서 먹기만 하니까 체중이 늘고, 그런데도 또 먹고 마시고 놀면서 헬스장에는 왜 다니냐는 것입니다.
등산도 하고 테니스, 골프를 하지 왜 헬스냐고 다그치면 그런 분 바라보기에는 눈이 부셨습니다.
주말이면 주차장은 물론 아파트 앞길이 일렬 주차로 미어터지는 유명한 뒷산을 두고도 헬스장 회원권을 사서 그조차 일주일에 잘해야 서너 번 다닙니다.
이번 달에는 몸살이 나서 보름 동안 아예 헬스장 근처에도 가지 못했습니다.
가봤자 뾰족한 수도 없습니다. '노인이 미쳤나!' 할 것 같아서 빈 자리를 찾아 대충 이십 분쯤 팔다리를 흔들다가 얼른 샤워장으로 갑니다.
운동을 왜 그렇게 하느냐는 물음에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시 체육회에서 시니어 선수로 나오라고 할까봐서요^^"
십 년 가까이 저 키(key)로 옷장을 열었다 잠갔다 하며 매번 번호를 확인하곤 했겠지만 오늘 비로소 키 번호표를 제대로 봤습니다.
"63 감사합니다"
'응? 감사하다고? 웬일이야?'
잠깐 눈을 의심했습니다('내가 지금 제대로 본 거야?')
얼른 키가 꽂힌 다른 문을 봤습니다.
"75 감사합니다"
"감사하다고요? 이제 와서요?"
그렇게 물으면 이렇게 대답하겠지요?
"아니, 처음부터 감사하다고 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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