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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by 답설재 2019. 3. 16.















  산수유꽃이 피고 있다. 봄이 와 있다.

  가만히 보니까 지난해의 열매가 아직 붙어 있다. 지금 저 신선한 것들의 노랑처럼 저렇게 꽃이 피었던 자리에 맺힌 열매가 아직도 붙어 있는 것이다.

  어쩌려고 저럴까?

  언제까지 저러려는 것일까?

  한때 꽃이었고, 여름 지나고, 가을 지나고, 마침내 자욱하게 눈 내리던 겨울, 그 차가웠던 날들에도 영롱하게 붉은 아름다움으로 겨울을 나더니 저렇게 주름지고 가벼워진 모습으로 붙어 있다.

  저렇게 해서 어쩌려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