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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책 보기의 즐거움

앤 라모트 《쓰기의 감각》

by 답설재 2019. 2. 1.

앤 라모트 지음 《쓰기의 감각》

Bird by Bird : Some Instructions on Writing and Life

최재경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2018

 

 

 

 

 

 

 

 

 

 

    1

 

  *나만의 이야기를 쓰고 다듬는 방법

  *쓰는 사람의 내면에서 벌어지는 일들

  *계속 써나가는 데 도움을 주는 것들

  *그럼에도 우리가 글을 쓰는 이유

  *마지막 수업에서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작가 혹은 작가가 되려는 사람을 위한 책이다.

  '삶의 감각을 깨우는 글쓰기 수업'? 글을 쓰려면 삶의 감각을 깨워야 한다는 것이었다.

 

 

    2

 

  작가 자신의 삶과 경험에 관한 얘기다. 그게 좋게 보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2000살 남자」를 보면 영화감독이나 시나리오 작가인 멜 브룩스의 단골 대사가 나온다.

  정신과 의사가 자기 환자에게 이렇게 말한다.

  "당신의 브로콜리가 하는 말을 잘 들어 봐요. 그러면 브로콜리가 당신에게 자기를 어떻게 먹으면 되는지 알려 줄 거요."

  처음 이 말을 학생들에게 전했을 때, 그들은 마치 나를 정신병자 보듯이 못마땅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그러나 글쓰기에 있어 이 개념은 현실 세계에서와 마찬가지로 매우 중요하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당신이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를 때, 당신이 만든 캐릭터가 이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할지를 예측할 수 없을 때, 조용히 숨죽이고 내면에서 들려오는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라는 뜻이다.(184)

 

  나는 이런 표현은 싫다.

  글을 쓰는 사람은 귀를 기울여야 할 이야기이고 처음 들으면 얼른 알아차리기 어려울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강의를 듣는 사람들이 얘기하는 사람을 정신병자 바라보듯 하지는 않을 것 같다.

  여러 곳에서 발견되는 이런 표현들은 재미있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지만 진지하지 않다고 할 수도 있고 매력을 반감시킬 수도 있을 것 같았다.

 

 

    3

 

  글을 쓰는 일은 고통을 주기도 하지만 그만큼 기쁨도 준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그 비결은 독자들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는 것'이라고 했다.

 

  작가도 아니고 작가가 되려는 것도 아니어서 책을 들면 어쨌든 끝까지 읽는 습관대로 읽으며, 별로 듣고 싶지 않은 강의를 듣는 것 같았는데 마지막 부분(마지막 수업에서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에서 이런 설명을 발견했다.

 

  작가가 되는 것은 또한 독자로서 당신의 삶을 더욱 심오하게 바꾸어 놓을 수 있다. 사람들은 훨씬 더 깊이 있는 심미안과 집중력을 갖고 책을 읽게 된다. 글쓰기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알고, 특히 글을 쉽게 쓴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알기 때문이다. 당신은 작가의 눈으로 글을 읽기 시작한다. 그러면 새로운 방식으로 집중하게 된다. 어떤 작가가 얼마나 새롭고 대담하고 독창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관점을 그려나갔는지를 연구하면서 독서할 것이다. 작가가 당신을 위해 매혹적인 인물이나 시대를 어떻게 그려 냈는지, 그러면서도 많은 정보를 통째로 가르치고 있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탐색한다. 그리고 그 작품이 얼마나 예술적인지를 깨달을 때, 당신은 아마도 실제로 잠시 책을 내려놓고는 그 순간을 음미할 것이다. 단지 그 느낌을 오래 즐기기 위해.(346~347)

 

 

    4

 

  작가들이라면 인상 깊게 읽거나 명심할 것들은 많다.

 

  30여 년 동안 발버둥 치고 허우적거린 후에야, 비로소 당신은 진지한 통찰을 얻게 된다. 당신이 언제나 회피해 왔던 한 가지를 당신이 다루고 있다는 것을, 그것은 바로 당신의 상처들이다! 상처를 다루는 것은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다. 이러한 고통을 거부하는 사람들은 일찌감치 중도 포기하고 만다.(348)

 

  작가가 된다는 것은 인류가 지속해 온 고상한 전통의 일부가 되는 일이며, 이런 점에서 음악가가 되는 것과 비슷하다.(349)

 

  작가들은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