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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아파트 마당의 소음

by 답설재 2018. 9. 6.

 

 

 

 

 

초저녁에나 늦은 밤에나 아파트 마당에서 도란거리는 소리는 한적한 어느 호텔, 아니면 펜션에서 들었던 그 소음처럼 들려옵니다.

새벽까지 술을 마시던 사람들로부터 들려오던 그 대화가,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 끝나지 않은 느낌입니다.

그러면 나는 제시간에 먼저 잠자리에 들 때처럼 혹은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처럼 슬며시 잠 속으로 빠져듭니다.

 

그렇지만 그건 지난여름이었습니다.

해마다 여름이면 떠오르고 또 떠오르는, 그러나 점점 스러져가는 느낌입니다.

이 저녁에는 바람소리가 낙엽이 휩쓸려가는 소리로 들리고 사람들이 도란거리는 소리는 들리지도 않습니다.

누구와 함께든 속절없이 떠나야 할 여름의 서글픈 저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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