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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정신 건강을 위한 열 가지 충고

by 답설재 2018. 5. 17.

 

 

 

 

 

1

 

병원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식탁에 깔린 종이에 "정신 건강을 위한 열 가지 충고"가 적혀 있었습니다.

그 '충고'를 하나하나 들여다보았습니다.

 

1. 정당한 비판이라면 받아들이는 객관성을 가져라

2. 대인관계를 원만히 하는 기술을 익혀라

3.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부딪혀라

4. 관심분야를 넓혀라

5. 여가를 선용하라. 권태와 단조로움으로부터 벗어나라

6. 계획을 세워 행동하라

7. 분노와 좌절감이 들 때 건설적인 배출 방법을 찾아라

8. 머리가 복잡할 때는 격렬한 운동을 해라

9. 어쩔 수 없는 상황은 빨리 받아들여라

10. 먼저 감사의 조건을 찾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라

 

이 '충고'를 만든 사람을 만난다면 "왜 열 가지인가?" "왜 이 순서인가?" (특히) "누구에게나 그런 것인가?" …… 몇 가지 기본적인 것을 물어보고, 1부터 10까지 하나하나 왜 그래야 하는지, 그게 정말 정신 건강에 좋은 것인지, 가능하다면 납득할 수 있도록 논리적으로 설명해 달라고 하고 싶었습니다.

 

 

2

 

그렇긴 하지만 점심을 먹다가 말고 그와 그런 대화를 나누게 되면 볼 일을 제대로 볼 수도 없고, 우선 그가 내 요청에 응해줄지도 의문이어서 그런 생각은 접어두고 나 자신은 어떤 상태인지 이 충고들을 체크리스트 삼아서 점수를 매겨 보았습니다.

 

점수는 5점 척도(만족 5점, 좀 만족 4점, 보통 3점, 좀 불만 2점, 아주 불만 1점) 혹은 10점 척도로 매기면 더 구체적이겠지만 그런 평가를 하게 되면 무슨 강의를 듣고 시험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아무래도 골치가 약간 아플 것 같아서(병 때문에 드나드는 병원에서 골치 아픈 일을 더하면 그 얼마나 바보스럽겠습니까) 불만 0점, 보통 5점, 만족 10점으로 해서 대충대충 평가해보았습니다.

 

 

3

 

평가 결과는? 평정 척도에 '보통'을 두지 말고 '불만'과 '만족'만 두었더라면 자극적인 평정 결과가 나왔을 텐데 '괜히'(편리할 것 같아서) '보통'을 둔 바람에 어정쩡한 점수가 나왔습니다.

말하자면 이 평정이 실없는 짓이 된 것입니다.

 

점심을 먹으며, 그래도 이 '경고(충고)'로부터 뭔가 하나라도 건지고 싶어서 다시 들여다보며 '나는 특히 어떤 점에 힘써야 할까?' 혹은 '나는 이 지경이긴 하지만 어떤 점에는 노력할 수 있을까?' 곰곰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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