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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조화(造花)

by 답설재 2018. 4. 26.






조화(造花)









 

  진짜인지 만져보고 싶었습니다.

  선뜻 손이 가진 않습니다.


  ― 만지지 마세요.

  ― 눈으로만 보세요.


  어느 날 사람들끼리도 그렇게 바라보게 될 것입니다.

  '이 사람이 진짜일까?'('이게 진짜 사람일까, 가짜가 아닐까? 아무래도 가짜같아.')


  나는 나이가 제법 들었으니까 누가 나를 만져보며 '진짜인가 보자!' 할 때까지 살 수는 없습니다. 설사 더 산다 해도 얼굴이 도저히 어떻게 할 수 없도록 망가졌고 행색도 이 모양이어서 척 보면 다 드러날 것입니다. '진짜 사람일까, 가짜가 아닐까' 의심을 받는 경우는 대개 말끔하게 생긴 사람일 것입니다.

  혹 모를 일은 로봇을, 로봇의 그 얼굴을 일부러 망가뜨리고 행색도 초라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러나 저러나 슬쩍 만져보고 '아하, 진짜구나!' 하거나 '그러면 그렇지. 척 보고 가짜라는 걸 눈치챘지.' 하게 될 것입니다. 


  『인간은 필요 없다』는 책(들)도 있습니다.

  마네킹을 보고 깜짝 놀란 적도 있고 '저게 표정을 좀 바꾸어가며 저렇게 하고 있으면 좋겠다'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

  다 나하고는 상관도 없는 쓸데없는 생각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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