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저리 키넌 롤링스 글|레오 딜런·다이앤 딜런 그림
《비밀의 강 The Secret River》
김영욱 옮김, 사계절 2013
1
플로리다의 숲 속 칼포니아네 마을에도 불경기가 찾아들었습니다.
아빠는 생선을 팔아 생활해왔는데 요즘은 물고기가 잡히지 않아 조만간 가게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칼포니아는 알버타 아주머니로부터 '비밀의 강'을 찾아가는 길을 알아내어 메기를 엄청나게 많이 잡아왔습니다.
아빠는 그 메기를 가난한 이웃들에게 외상으로 내어 주었고, 사람들은 기운을 차려 일거리를 찾게 되었습니다.
2
'비밀의 강'을 다시 찾고 싶었던 칼포니아가 알버타 아주머니와 나눈 대화입니다( 43쪽에서 두 사람의 대화 부분만 옮김).
"알버타 아주머니, 비밀의 강을 못 찼겠어요."
"얘야, 이런 말을 해서 안됐다만, 사실 비밀의 강 따위는 없단다."
"하지만 알버타 아주머니, 아주머니가 저한테 그 강을 찾아내는 방법을 일러 주셨잖아요. 그래서 제가 정말 찾아냈고요. 저는 그 강을 꼭 다시 찾고 싶어요."
"얘야, 어떤 일은 딱 한 번 일어난 뒤에는 절대로 다시 일어나지 않기도 한단다."
"하지만요, 그 강에서 메기를 좀 더 잡고 싶은걸요."
"얘야, 넌 메기가 필요할 때 메기를 잡았잖니. 힘든 시기도 지나가고 제법 형편이 녹녹해졌어. 그러니까 그 강을 다시 찾을 수는 없는 게 당연해."
"하지만 전 그 강을 봤다고요. 숲 속 어딘가에 분명히 있어요."
"비밀의 강은 네 마음속에 있단다. 네가 원할 때면 언제든 그곳에 갈 수 있지. 자, 눈을 감아 보렴, 그럼 보일 테니까."
3
초등학교 중학년쯤에 읽으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이런 동화는 처음 봤습니다. 전혀 억지스럽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비밀의 강'만큼이나 신비스러웠습니다.
흑인 아이의 등장은 이색적이면서도 자연스러웠는데, 초판본(1955)에서는 커피색 종이를 사용해서 그 아이 얼굴색을 감추었답니다.
레오 딜런, 다이앤 딜런 부부의 그림도 마음껏 구경했습니다.
2013년에 사둔 책입니다. 좀 이르지만 얼른 주고 싶어서 곧 이 책의 주인에게 보내려고 합니다.
오래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 비밀의 강은 네 마음속에 있단다.
― 네가 원할 때면 언제든 그곳에 갈 수 있지. 자, 눈을 감아 보렴, 그럼 보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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