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돼요. 깨끗하게 해야지요. 당신은 북 세이버(book saver)니까, 책에 먼지가 끼는 걸 원하지 않을 거잖아요. 당신은 북 세이버 맞죠?"
북 세이버. 크로아티아에서는 그와 같은 사람들을 그렇게 부를까? 북 세이버라는 건 무슨 의미일까? 책이 망각 속으로 빠지지 않게 하는 사람? 읽지 않는 책에 집착하는 사람? 그의 서재는 마루에서 천장까지 책들로 빼곡하다. 다시는 펼치지 않을 책들이다. 읽을 가치가 없어서가 아니라 시간이 없어서다.
소설 『슬로우 맨』의 한 장면입니다(존 쿳시 J. M. Coetzee / 왕은철 옮김 《슬로우 맨 SLOW MAN》 들녘 2009, 65.)
'이 사람도 그렇구나.'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오랫동안 책을 모으는 일에 집중하며 살아왔고, '간간히' '한꺼번에' '많이' '잘' 버리는 일에 집중하기도 했습니다.
'미쳤지………….'
아직 좀 남아 있는 책을 바라보며 '저걸 어떻게 하지?'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허전할 것 같기도 하고, 쓸데없을 것 같기도 한 것입니다.
1997년에는 이런 책들을 읽었고, 지금 보관하고 있는 책도 더러 눈에 띄네요.
독서 메모(1997)
1월
데스먼드 모리스 『털없는 원숭이』정신세계사 1991
신영복 『나무야 나무야』 돌베개 1996
장지연 『한국기인열전』 을유 1969
2월
혜초 『往五天竺國傳 신라 殊異傳』 을유 1996
수산나타마로 『러브』 고려원 1996
로버트 K. 매시 『마지막 겨울 궁전(상)』 『마지막 겨울 궁전(하)』** 한솔미디어 1995
수산나타마로 『마법의 공원』 고려원 1996
은희경 『새의 선물』 문학동네 1995
유성룡(이민수 역) 『懲毖錄』 을유문고 33 1992
3월
김형경 『세월 1』『세월 2』『세월 3』 문학동네 1995
파울로 코엘료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노라』 고려원 1995
하멜 『하멜 표류기』 을유문고 267 1998
이문구 『관촌수필』 문학과지성사 1977
최인호 『별들의 고향 (상)』 『별들의 고향 (하)』 샘터 1994
고미카와 준페이 『인간의 조건 ①』『인간의 조건 ②』『인간의 조건 ③』 글사랑 1993
4월
고미카와 준페이 『인간의 조건 ④』 『인간의 조건 ⑤』 글사랑 1993
로버트 쿤 『굳바이 마이 프렌드』 맑은소리 1996
최인호 『겨울 나그네 (상)』 『겨울 나그네 (하)』 문예출판사 1984
시오노 나나미 『로마인 이야기 ① (로마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길사, 1995.
데즈먼드 모리스 『머리 기른 원숭이』 까치 1996
시오노 나나미 『로마인 이야기 ② (한니발 전쟁)』 『로마인 이야기 ③ (승자의 혼미)』 『로마인 이야기 ④ (율리우스 카이사르:상)』 한길사 1995
5월
시오노 나나미 『로마인 이야기⑤ (율리우스 카이사르:하)』 한길사 1995
정채봉 『그대 뒷모습』 제삼기획 1994
신영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햇빛 1988
율리우스 카이사르 『갈리아 戰記』 범우사 1990
잭 캔필드 외 『마음의 문을 열어 주는 101가지 이야기 ①』 이레 1996
최명희 『혼불 ① (흔들리는 바람 1)』『혼불 ② (흔들리는 바람 2)』『혼불 ③ (평토제 1)』 한길사 1996
안톤 슈낙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문예출판사 1996
최명희 『혼불 ④ (평토제 2)』 한길사 1996
막스 뮐러 『독일인의 사랑』 문예출판사 1987
이문열 『선택』 민음사 1997
6월
이원복 『나는 공부하러 박물관에 간다』 효형 1997
크리스티앙 자크 『람세스 1 (빛의 아들)』『람세스 2 (영원의 신전)』『람세스 3 (카데슈 전투)』『람세스 4 (아부심벨의 여인)』『람세스 5 (황제의 길)』 문학동네 1997
『프랭클린 자서전』 『돈키호테』 (영문판 작은 책)
8월
윤후명(단편) 『귤』 문학과지성사 1996
이제하 『뻐꾹아씨, 뻐꾹귀신』 1997
잭 캔필드 外 『마음을 열어 주는 101가지 이야기 ②』 이레 1997
한국역사연구회 『조선 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⑴』 청년사 1997 ★ 대미
이순원 외 『‘97.현대문학상 수상작품집(「은비령」 외 9편)』 현대문학 1997
버지니아 울프 『세월』 대홍 1991
9월
김영현 『사막의 별이 된 고선지 장군』 한양 1997 ★ 논산(9.4)
미리암 프레슬러 『행복이 찾아오면 의자를 내 주세요』 사계절 1997
그레이엄 핸콕 『신의 지문 : 사라진 문명을 찾아서(상)』 까치 1996
휘트니 체드윅 外 『위대한 예술가 커플의 10가지 이야기』 푸른숲 1997
안톤 슈낙 『내가 사랑하는 여인들』 문예 1994
김병익 『페루에는 페루 사람들이 산다』 문학과지성사 1997
로망 롤랑 『베에토벤의 생애』 문예 1996
필립 스틸 『피라미드는 왜 뾰족할까요?』 다섯수레 1997
레몽 장 『카페 여주인』 세계사 1997
시오노 나나미 『로마인 이야기 ⑥ (팍스 로마나)』 한길사 1997
게르트 호프만 『나의 사랑 슈테가르딘』 찬섬 1997
그레이엄 헨콕 『신의 지문 : 사라진 문명을 찾아서 (하)』 까치 1996
10월
와다나베 준이치 『失樂園 1』 창해 1997
한국역사연구회 『조선 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2(정치‧문화 생활 이야기)』 청년사 1996
와다나베 준이치 『失樂園 2』 창해 1997
김동욱(역) 『東稗洛誦(우리땅의 이야기를 되풀이 외운다) : 114화』 아세아문화사 1996
『왕자와 거지』(영문판 작은 책)
모모세 타다시(도멘 지점장 27년) 『한국이 죽어도 일본을 못 따라잡는 18가지 이유』 사회평론 1997
방영웅 『분례기』 창작과비평사 1997
하인리히 슐리만 『고대에 대한 열정(슐리만 자서전)』일빛 1997
장 자크 피슈테르 『표절』 책세상 1994
11월
조세핀 하트 『질투』 잎새 1996
세르반테스 『질투심 많은 늙은이』 오늘의책 1997
이필연 외(채록) 『신동 이야기(중국편 1)』한마당 1997
히로나카 헤이스케(방승양 역) 『학문의 즐거움』 김영사 1992 ★ 11.11.~11.20. 일본
12월
크리스티앙 보뱅 『사랑은 죽음처럼 강하다』술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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