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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학교교육

사람 가르치기

by 답설재 2017. 6. 13.

 

 

 

1

 

블로그 《봄비 온 뒤 풀빛처럼》은 주로 꽃 가꾸는 얘기이다. 분명히 전문적인데도 부담스럽지 않고 늘 세상의 고운 꽃들을 보여주는데다가 자주 배울 점도 발견하게 된다.

 

저게 으아리꽃이군요!

"매혹적"이라고 표현하실 만도 합니다. (……)

 

지난 일요일에는 「클레마티스(으아리꽃) 와쇼니케(중대형종)」라는 글에 이런 댓글을 썼더니 다음과 같은 답글이 달렸다.

 

파란편지 선생님!

우리나라에는 참으아리란 아주 작은 꽃송이를 피우는 것과 우리 옥상에 올해도 피었던 큰꽃으아리 흰색이 있습니다.

외국에는 클레마티스란 이름으로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많은 종류가 수입되었고, 이 자주색 으아리꽃도 화륜이 큰 것과 중·소형인 것이 있고, 색도 몇몇 가지 됩니다.

으아리만 전문으로 가꾸어도 아주 아름다운 정원일 것입니다. 수입 꽃은 개화 시기가 조금씩 다르더라구요.

흰색 큰꽃으아리와 이 자주색 으아리가 어울릴 듯해서 이 색으로 들였습니다.

 

 

2

 

몇 년째 그 블로그의 글을 읽어오며 생각하는 것 중 한 가지는 세상의 모든 꽃들은 다 달라서(마치 세상의 모든 인간이 다 다르듯) 제각기 다른 보호를 받고, 다른 모습으로 피어나고, 그것도 해마다 다르고……(여기에 무슨 긴 설명이 필요하겠는가), 그러면서도 다 아름답다는 것이다.

그렇게 봐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오늘 역시 그런 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살아가는 것의 재미」라는 글이 실렸다.

 

아무렇게나 심어 두어도 연이어 새순이 올라오고, 새 꽃대가 올라와서 연이어서 꽃이 피는 풀꽃들은 몸값이 싸다.

4월 12일에 분에 심어 주었는데, 폿트에서 꽃이 피었을 때 사 온 것이라 근 두 달을 연이어서 꽃이 피고 있는 중이다.

맞춤한 작은 화분에 심었더니 이젠 거름이 모자란 티가 난다.

풍로초는 거름이 모자라도 새 잎도 올리고 새 꽃대도 올리고 하다 보니 우선 꽃의 크기와 잎의 크기가 작아지고, 초록색이 옅어지고, 거무틱틱하게 잎이 변하고, 내가 제일 싫어하는 그런 단정하지 않은 모습이다.

물론 키워 오는 중간중간 떡잎도 그 복잡한 것을 헤집어서 떼어주고 꽃 진 꽃줄기도 떼어내고 했는데, 이젠 거름기가 없으니 그렇게 해주어도 단정함을 찾지 못했다.

내가 이런 풍로초의 모습이 싫어서 한 번도 들인 적이 없다가 올 4월 같이 간 친구가 권해서 사 왔다.

 

…(후략)…

 

 

3

 

이 글을 읽고 또 생각했다.

'사람도 이렇게 가르쳐야 하는 건 아닐까? 각각 다르게, 그 꽃(사람)에 맞추어서, 그 환경에 맞추어서…….'

'한 군데 다 모아놓고, 같은 걸 보여주고, 일방적으로 설명해주고, 그렇게 하는 건 괜찮은 것일까? 어쩌다가 한번 쓸 수 있는 방법을 편리하다고 해서 일상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건 아닐까?'

'가령 한 가지 시험지를 나눠주고 모두 답하라고 하는 건 아이들이 항의를 할 줄 몰라서 그렇지 무리가 아닐까?'

'사람 가르치는 방법을 꽃 가꾸는 일에서 찾아야 하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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