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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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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언 리더·데이비드 코필드 『우리는 왜 아플까 Why do people get ill?』(Ⅰ)

by 답설재 2015. 6. 28.

대리언 리더·데이비드 코필드 지음, 배성민 옮김

『우리는 왜 아플까 Why do people get ill? 몸과 마음의 관계로 읽는 질병의 심리학

(동녘사이언스, 2011)

 

 

 

 

 

 

 

☞ 후회와 미안함으로 기억할 만한 내용이 있다는 걸 실감한 두 구절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것이 무엇이냐고 노인에게 물었을 때 가장 자주 듣는 대답은 무엇일까? 많은 노인이 '더 신나게 살았어야 했는데'라고 대답하겠지만, 이것은 가장 흔한 대답이 아니었다. '치아를 더 잘 관리하지 못한 것'이 가장 흔한 답이었다.(69)

 

1960년대만 해도 사람들은 안과 질환 가운데 40~100퍼센트는 심리적 요인으로 생긴 질환이라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안압은 불안이나 갈등과 분명히 연결될 수 있다. 그래서 안압은 녹내장 같은 증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주장은 지금까지도 반증되지 않고 있지만, 의료 기술이 발전하면서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69)

 

 

 

  1부 질병의 심리학 (발췌)

 

 

    1장 왜 병에 걸릴까?

 

  마음이 아프면, 즉 감정적으로 고통을 겪으면 바이러스에 훨씬 쉽게 감염된다. 또 인생에서 어려운 일이 닥칠 경우, 특히 실직을 하거나 안간관계가 파탄 날 때 감기에 걸릴 가능성이 정말 커진다.(39)

 

  플루(독감) 백신에 대한 항체 반응은 타인을 보살피지 않는 노인보다 타인을 보살피는 노인에게서 훨씬 낮게 나온다.(42)

 

  1950년부터 미국에서 만성질환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 그중에서도 심장질환이 특히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심장질환도 원인이 한 가지라고 확실히 말할 수 없었다. (…) 여기에는 가족력과 몸무게, 운동, 성격, 콜레스테롤 수치 등이 해당되었다.(52~53)

 

  정신분석가가 보기에 소녀의 당뇨는 아버지의 부재를 가리키는 표시이자 소녀의 마음 속에 여전히 아버지가 있다는 증거였다.(56) (…) 의학의 몇몇 분야는 신체 질병에서 심리적 요인의 역할을 일부러 무시한다.(58)

 

 

    2장 왜 잘 들어야 할까?

 

  런던의 경우 평균 진료 시간이 6~8분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의사가 시간이 남아돌아서 환자의 과거를 속속들이 들으려 할까?(62)

 

  "환자를 온전하게 대하라"와 같은 문구는 오히려 이 말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말라는 뉘앙스를 풍긴다.(63)

 

  각막괘양과 다래끼, 녹내장, 그리고 시신경염은 모두 무의식적 정신활동과 관련이 있다.(70)

 

  스위스 학회 의사록을 펼치면 그래프와 차트, 숫자는 하나도 보이지 않고 환자 개인에 대한 상세한 보고만 가득하다. (…) 영미계열에서는 개별 환자와 면담하는 것보다 통계 수치를 생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72)

 

  아기가 우는 모습을 피험자에게 보여주면서 아기가 남자라고 말하면, 피험자는 아마 아기가 '화가 나서'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아기가 여자라고 하면 '슬퍼서'라고 대답할 것이다.(75)

 

 

    3장 스트레스가 주범일까?

 

  환자의 발작은 어쩌면 동생을 살해하고 싶은 소망을 드러내는 현상일 수도 있다. 이 소망은 너무 끔찍해서 환자 자신조차 의식하지 못할 수도 있다.(85)

 

  '스트레스성'이라는 진단은 환자를 자세히 관찰하는 것을 성가시게 여기는 현대적 사고방식을 반영한다. (…) 분노와 슬픔, 좌절, 그리고 우울함까지, 스트레스 개념은 환자가 자아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데 특히 유용하다. 다시 말해 '스트레스'를 제대로 관리하는 법을 배우면 자부심을 지킬 수 있는 반면, 심리치료나 정신분석을 받으면 자부심을 지키기 어렵다.(90~91)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요인이 너무 오래 작동하면, 몸은 한동안 저항하다가 결국 포기한다.(92)

 

  현실 자체가 곧 스트레스 요인이 아닐까? 수년간 스트레스가 매일 누적되어 결국 심장병이 생겼다고 가정해 보자. 의사는 꾸준히 운동을 하라고 말하겠지만, 의사의 조언도 스트레스로 볼 수 있지 않을까?(95)

 

  결혼도 어떤 사람에게는 기쁜 일이지만 또 다른 사람에게는 슬픈 일이다.(98)

 

  '질병을 일으키는 요인은 주로 변화'라는 히포크라테스의 명언은 정말 맞는 것 같다.(99~100)

 

  현대사회의 관료 체계는 개인이 삶을 서술하고 이야기하는 자리를 허용하지 않는다.(103)

 

  세상은 도무지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없다는 것도 병에 걸리게 하는 요인이 된다.(105)

 

  표현 과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쉽게 병에 걸릴 수 있다. (…) 외부 요인이 우리를 공격한다고 보는 질병 모형은 우리가 병에 걸리는 과정을 엉뚱하게 왜곡할 수 있다.(107)

 

 

    4장 언제 아플까?

 

  우울하고 슬픈 감정이 지속되면 연쇄상구균에 취약해질 수 있다. 호흡기도 쉽게 약해지며 다른 질병에도 쉽게 노출된다.(117)

 

  수백 개의 사례 보고서는 혈당 생산량과, 실망과 사별, 좌절 같은 요인이 서로 얽혀 있다고 지적한다.(119)

 

  상사에게 업무 지시를 받는 사람이, 업무를 지시하는 사람보다 2형 당뇨에 걸릴 가능성이 거의 세 배나 높았다.(120)

 

  류머티스성 관절염과 같은 자가면역장애와 다양한 당뇨가 발병하기 전에 환자는 패배감에 사로잡혀 슬픔에 빠져든다고 한다.(120)

 

  배우자를 잃었거나 이혼했거나 독신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항상 사망률이 높았다.(126)

 

  여성의 면역계는 남성보다 더 빨리 회복되는 것 같다. 반면, 남성의 경우 1년이 지나도 면역 기능이 회복되지 않았다.(127)

 

  몸의 기억 쳬계는 의식적 사고를 뛰어넘는다.(140)

 

 

    5장 말 때문에 병에 걸릴 수 있을까?

 

  인간이 아는 질병은 대부분 최면술에 반응한다.(145)

 

  우리는 유명인이 찾는 의사나 치료사에게 진료를 받으면 건강해진다고 믿는다.(154)

 

  말은 이상과 열정, 목표를 만들어내기도 한다.(157)

 

  슈퍼마켓 계산대 앞에서 아이가 사탕을 사달라고 조르는 것은 반드시 사탕에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엄마가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는지 보고 싶은 것이다.(160~161)

 

  주사가 알약보다 플라세보 효가가 더 크고, 큰 알약이 작은 알약보다 효과가 더 좋다. 하지만 아주 작은 알약은 평균 크기의 알약보다 더 효과가 있었다.(163)

 

  '사회공포증' 같은 명칭은, 사실 제약회사의 마케팅 결과물이다.(168)

 

 

    6장 질병에도 뜻이 있을까?

 

  우리가 뭔가 다르게 소통할 길이 없다고 느낄 때는 몸으로 말한다.(177)

 

  갑자기 시야가 흐려지는 것은 무언가를 보지 않으려 하는 욕망을 표현한다.(179)

 

  엄마가 아기에게 처음으로 젖을 먹일 때 아이는 처음으로 사랑을 체험한다. 이런 사실을 고려하면 음식과 사랑은 뗄 수 없을 만큼 무의식적으로 엮여 있다. 거부당했다고 느낀 사람이 사랑받고 싶은 소망을 드러낼 수 없다면, 위장이 반응할 것이다.(186~187)

 

  몸이 실제 행동을 취하지는 않지만 그 행동을 준비하는 상태로 계속 있으면, 심장과 부신을 비롯한 다른 기관들이 너무 오랫동안 자극을 받는다.(188)

 

 

    7장 어떤 삶을 사는가에 따라 증상이 달라질까?

 

  여섯 살이 되던 해에 부모님이 이혼을 하여 10대 시절에 환자는 아버지의 집에 거주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자주 집을 비웠다. 그때 천식이 처음 나타났다. 여려 해가 지나 천식이 재발했다. 토요일에 근무를 하던 도중, 상사가 야단을 쳐서 그때 한바탕 말다툼을 벌이는데 증상이 나타났다. 정신분석가는 상사와 어떻게 말다툼을 벌였는지 환자에게 물었다. 상사가 환자에게 했던 말은, 여름에 환자가 아버지와 함께 있을 때 들었던 말과 비슷했다는 것이 밝혀졌다.(1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