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이 선배에게 뭐라고 해야 할까요?

by 답설재 2015. 5. 29.

'李 선배'가 아니고, '이렇게 하는 선배'

 

                2015.5.16(토).

- FW: 평안한 마음을 찾는 방법

- FW: 앞으로의 전생은 소리소문없이 7일이면 끝장 - (부록 You Tube)

 

2015.5.17(일).

- FW: 3백 년 전의 이혼 풍경

- FW: ○○○의 一喝

- FW : 가보셨습니까? ○○○ 대통령 기념관

- FW :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 건강 이야기 : 1. 보약보다 효과가 있는 것은 운동이다. …… ◈ 정신 이야기 : 1. 매사에 세 번 생각하고 세 번 인내하기. 실수가 없다. 많은 실수, 사고를 막는 비법이다. ……)

 

2015.5.18(월).

- FW: 太平洋戰爭全史

- FW: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남편감은?

- FW: 黃金人生을 만드는 다섯 가지 富

 

2015.5.19(화).

- FW: 溪西野譚 한 토막

 

2015.5.20(수).

- FW: ○○○ 체제의 5重苦

- FW: 자나깨나 자식 조심(재송)

 

2015.5.22(금)

- FW: 청춘아, 내 청춘아(스피커를 켜 놓으십시오)

- FW: 요즘엔 다 쓰고 죽는다는 "쓰죽회"가 유행

- FW: 그때 그시절 1900년대 영상자료

- FW: 너무나 달라져버린 우리의 반쪽 착잡한 사진들

 

2015.5.23(토).

- FW: 황혼의 12道.

- FW: 건강 관리의 요체(보관 필독)

- FW: 그리운 옛 시조에다 김홍도의 그림

- FW: 수면제 없이 1분 안에 잠드는 4-7-8 호흡법

- FW: □□□ -기자회견, 퍼포먼스 안내

- FW: 가장 많이 틀리는 漢字 表記

- FW: 늙은 남편이 정말 부담?

- FW: 썩지 않는 씨앗은 꽃을 피울 수 없다

- FW: 老人에게 반가운 소식

 

2015.5.24(일)

- FW: 하나에서 열까지? 맞다 맞아.

- FW: 完全武裝한 1個 大隊를 運送할 수 있는 항공기 출현

- FW: 미래 전쟁의 한 모습

 

2015.5.26(화)

- FW: ○○○이 죽인 사람들…

- FW: 나이 들어도 시력 좋게 지키려면

- FW: 낙화유수 음악을 들으시며… 종영상(흘러간 옛노래 많음)

 

2015.5.29(금)

- FW: 한국의 7890대 어른들은 훌륭한 세계 1등 국민이십니다(꼭 보십시요)

 

 

 

이게 뭔가 하면, 어느 선배가 보내준 정보들입니다. 이런 식 이메일을 몇 년째 받고 있습니다. 별로 읽고 싶지 않습니다.

"왜 읽기 싫은가?" 하면, 글쎄요, 어쨌든 그렇습니다.

이걸, 이 일을 어떻게 해야 좋을지,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려고 최근에 받은 메일의 제목을 옮겼습니다.

 

때로는 아예 열지도 않고 지워버렸으나 그걸 알아채면 많이 섭섭해 하지 싶어서 일단 열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그대로 '삭제' 버튼을 누릅니다. 그러면서도 걱정을 하고 죄책감 같은 걸 갖기도 합니다. '수신확인'을 해보면 여러 개를 보낼 때도 그 여러 개의 메일이 같은 시각에 열린 걸 알게 되고, 그러면 내가 그렇게 하는 것이 당장 드러날 것입니다.

 

하나하나 살펴보면 읽어볼 만한 것들이긴 하고, 첨부된 사진 중에는 좀처럼 구하기 어려웠던 것들이 대부분인데, 지금 나는 그걸 들여다보고 싶은 마음이 '전혀' 때로는 '거의' 없는 것입니다.

 

 

 

'이 선배에게 뭐라고 해야 할까?'

이렇게 써놓고 보니까 이 고민은 다음 두 가지 중 어떤 것인지 그 의도가 불분명할 것 같습니다.

① 이런 FW 메일 수신을 거절하고 싶은데 그 선배라는 분에게 '뭐라고 말하는 것이 좋겠는지 모르겠다'는 뜻. 예를 들면 "선배님, 이제 메일 그만 보내십시오." 혹은 "선배님, 이제 선배님 생각이 담긴 메일만 보내주시면 안될까요?" 등.

② 이런 FW 메일 수신이 싫지만, 그걸 그 선배에게 굳이 "싫다"고 말해야 할지 말하지 않아야 할지 망설여진다는 뜻. 말하자면 용기를 내어 '이런 메일 받기 싫다'고 말하거나 꾹 참고 견디는 두 가지 중 한 가지를 선택하기.

①, ②, 어느 것이라도 좋을 것입니다.

 

 

 

한 가지 의문이 더 있습니다.

지금 내가 이 블로그에 쓰고 있는 것들도 다 저 FW 메일이나 다름없는 것들이 아닌지, 아니 그보다도 못한 '쓰레기'가 아닌지 의심스러울 때가 없지 않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답을 구하기가 두렵습니다.

우선, 개인적으로 큰 실례가 될 몇몇 분이 생각나고, 다음으로는 정말 그렇다면(쓰레기라면) 그럼 뭘 하며 지내야 하는지 모르겠기 때문입니다. 이 세월을 저렇게 보내고 있는 그 선배를 알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2014.3.9.

 

 

 

'내가 만난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친구의 '메르스' 이야기  (0) 2015.06.19
2015년, 악몽(惡夢)의 계절  (0) 2015.06.18
괜찮은 척하기  (0) 2015.05.27
만월보전(滿月寶殿)  (0) 2015.05.24
건강하신가요?  (0) 2015.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