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신문을 '보는 이유'와 '보아야 하는 이유'

by 답설재 2015. 2. 4.

지난 1월 21일(수), 그날은 대전을 다녀올 일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아침식사를 하는 대로 아파트 앞에서 버스나 택시로 전철역으로 이동, ITX를 타고 용산역에 도착하면 부지런히 서울역으로 가는 전철로 환승해서 10시 출발 KTX 열차를 탈 수 있도록 예약을 해놓았습니다.

이제 활동력이 떨어져서 일상적인 일들 중 어느 것 하나라도 제때 못하면 당장 시간에 쫓기게 됩니다. 한창때는 하루에 가령 12시간을 일할 수 있었다면 지금은 단 6시간도 부담스럽게 되었습니다.

 

세수를 하고 신문을 펼쳤습니다. '제목 읽기' 진도(進度)가 잘 나가지 않았습니다. 아내와 이야기할 일이 있었는가? 켜놓은 텔레비전이 별일도 아닌 걸 가지고 왕왕거렸는가? 어느 기사가 본문까지 읽도록 '유혹'을 했는가? ……

그건 기억나지 않습니다. 어쨌든 몇 면 살펴보지도 않았는데, 시간이 다 가버렸습니다.

열차를 타고 가며 읽기로 한 책이 있었던 것은 당연하지만, 기차를 타자마자 우선 집에서 읽던 신문부터 마저 보고 그 책을 펴도 좋을 것이었습니다. 집에서 아둥바둥 그 신문을 다 보고 일어섰다가는 전철역에 나가는 일부터 차질이 발생할 것입니다.

 

서울역에서 예정대로 열차를 탔지만, 집에서 보던 신문과 다른 신문 한 가지를 읽느라고 책은 펴보지도 못한 채 내려야 했습니다.

"신문이라도 잘 읽었으면 된 것 아닌가?"

그럴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나는 그 날, 무언가 속은 것 같아서 심사가 뒤틀어졌습니다. 괜히 신문기사들을 원망하고 있었고, 별 것도 아닌 기사로 큰일들이 펑펑 터진 것처럼 사람의 마음을 이리저리 흔들어 놓고, 마침내 아침 시간도 모자라서 심지어 열차를 탄 시간까지 다 빼앗긴 것으로 여기며 무슨 애지중지하던 물건이나 돈이 듬뿍 든 지갑을 도둑맞은 것처럼 불쾌했습니다.

 

그러면서 텔레비전이나 신문이나 아주 작당을 하고는 텔레비전은 아침저녁으로 한 시간씩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고, 신문은 신문대로 매일 아침 여러 수십 페이지에 걸쳐 온통 사람 속을 뒤집어 놓는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내가 이거 세상사람들 모두 아뭇소리 않고 오히려 고마워하는 일을 가지고 뭐하고 있는가?' 싶어 심보를 고쳐야 하겠다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누가 언제 나더러 애써서 신문을 보라고 했나? 괜히 혼자서 이 야단 아닌가?'

'안 읽어도 될 신문을 애써서 읽고는 "왜 세상 일들이 이런가", "무슨 일들이 이렇게도 많이 일어나는가" 공연히 짜증을 내는 것 아닌가?'

'그렇게 못마땅하면 아예 신문을 읽지 않으면 될 일 아닌가?'

 

그렇게 다녀온 뒤 아예 신문을 끊어버렸는가, 끊지는 않았지만 본 척 만 척 외면을 하고 마는가 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오늘도 아침 신문 두 가지, 오후 신문 한 가지를 집어들고 제목읽기에 여념이 없고, 텔레비전도 아침저녁으로 왕왕거리며 '무사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확' 끊어버린다! 그게 어디 쉽습니까? 신문 보는 것도, 텔레비전 틀어 놓는 것도 이미 다 중독이 될 대로 되어버린 것 아닌가 싶고, 사실은 중독이 되어도 큰일 날 일 없는, 무방한, 괜찮은 일이 아닌가 싶은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날 나는 별 일도 아닌 걸 가지고 괜히 혼자서 야단법석을 뜬 것 아닙니까?

혼자서 그 야단법석을 떤 그날의 신문 중 한 가지의 제목을 모아 봤습니다(조선일보, 2015.1.21.수).

. 이레저레 쑥스럽습니다.

 

 

                    로비에 발목 잡힌 '어린이집 개선法'

  - CCTV 의무화·내부고발제도 등, 어린이집 반대로 번번이 무산

  - 보육교사 '인터넷 자격증'은 사이버 관련 단체들 입김 통해

  朴대통령 "靑 조직개편 서두르겠다"

  多자녀· 노후연금 稅공제 내년부터 늘린다

  - 정부, 연말정산 보완키로

  - 靑 "이번에 늘어난 세금 저소득층에 9000억 지원"

  非理판사 해명만 믿고 9개월 재판 맡긴 大法

  "통일前에 北核·주한미군 문제 입장 밝혀야"

  '수금지화목토천해'(기존 태양계) X·Y?

  서울대 종신교수職 던지고 企業 연구원 되다

  - 無機 나노 소재 세계적 권위자 이진규 교수, LG화학行

  "美 역사교과서까지 손대려는 日, 학술자유 위협" - 美 전문가들 반발

  여론은 "연봉 8500은 돼야 중산층" 政府는 "5500 넘으면 고소득층" - 현대경제硏 설문조사

  '월급쟁이 富者'는 증세 직격탄

  진짜 富者들은 '증세 사각지대'

  與, 아직도 "월급쟁이 增稅 아니다"… 野, 법안 찬성해놓고 비난전

  1인 가구 계속 늘어나는데… 미혼 직장인 稅制 혜택은 줄어

  연말정산 파동 부른 稅法 개정안, <작년 1월1일> 국회 본회의서 245대6으로 통과

  식당 평가하듯 어린이집 인증… 교사 자질 등 質 위주로 바꿔야

  떼쓰는 아이도, 지친 교사도 "급식 시간이 가장 두려워요"

  어린이집 신고포상제 예산 절반으로 깎은 국회 -로비에 막힌 어린이집法(1면에서 계속)

  '3인방' 중 2명 補職이동 검토… 총리는 유임될 듯

  '각료들과 소통 부족' 지적에 朴대통령, 10분간 티타임

  '호남KTX 西대전역 경유' 놓고… 새정치聯 집안싸움

  韓·美 인권단체 對北전단 기습 살포

  시·도지사 직무평가 김기현 울산시장 1위

  "韓·美동맹의 목표는 통일… 中에 봉쇄 안한다는 확신 심어줘야"

  관리비는 '관리인 쌈짓돈'… 주차·공사비서 1억 빼내

  나주 이사간 韓電 "광주·전남에 2622억 투자"

  큰 귀 검사님, 고맙습니다 - 구속 수감 피의자 10명

  의정부화재 오토바이 주인, 라이터로 키박스 녹여

  유명 야구해설가 하일성씨 보이스피싱 당해

  '이석기 RO사건' 憲裁 결정, 大法 판결에 영향 줄까

  '17m 후진했다 원위치' 航路변경 아니냐

  조양호 회장, 딸 증인으로 14년만에 법정에

  혹시, 아들 컴 속에 IS가…

  - 청소년 유혹하는 IS… 부모들 "金군, 남의 일 아니다"

  "IS에 가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金군, 출국前 트위트로 절차 등 문의

  세월호 항소심 열려, 내달 10일 첫 공판

  가수 김장훈 비행기 화장실 흡연

  "귀신 보인다" 정신병 앓는 척, 병역 면제 받으려던 가수 기소

  '덫'에 걸린 토종여우 復元

  하루 평균 6583명… 금연클리닉 등록, 작년의 4배

  오늘·내일 전국 대부분 눈 또는 비

  IS(이슬람 무장단체), "人質 2명 살해" 日 총리 협박… 2억弗 요구

  '反유태인 테러' 9년 수사 검사 피살… 아르헨 정치권 '발칵'

  英 대중紙 '더 선'(the Sun), 가슴노출 여성 사진 안 싣는다

  낙태·인공피임 반대하는 교황, "토끼처럼 애 낳을 필요는 없다"

  오바마 연설문 작성자는 미식축구 쿼터백 출신

  '소련 붕괴 신호탄' 아제르바이잔 '검은 1월' 사건

  한 달에 적어도 12번 '사랑'하세요

  "반찬 많은 韓食엔 화이트와인이 제격입니다" - 한국계 최초 마스터소믈리에 윤하

  <뷰티> 눈썹, '황금의 삼각점' 찾아 이은 뒤 빈 곳 채워라

 

  …(21~28면 생략)…

 

  <오피니언>

  창의적 인재 양성 막는 下向 平準化 정책

  아동 학대 방지 대책, 놓쳐선 안 될 6가지

  자유학기제, 現場 학습 부작용도 대비하자

  <물건의 추억> 反정부 전단서 학교 시험지까지, 한세기 油印物 도맡은 등사판

  파업하는 유대인 高校生들

  北 김정은과 어떤 光復을 함께할 건가

  一中의 현판 글씨

  <시> 왜가리

  그들의 대통령, 난 반댈세

  가정 내 아동 體罰이 더 큰 문제다

  <사설>

  아베 홀로코스트 추모가 쇼로 비치는 까닭

  정부가 자초한 연말정산 세금 폭탄 소동

  부모들은 국회·세종청사 수준 어린이집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