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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교육과정·교과서

외로운 눈물

by 답설재 2015. 1. 22.

 

 

 

 

로운 눈물

 

 

 

 

 

  "내가 이 나이에 주체할 수 없는 눈물로 옷소매를 적셔야 하겠습니까?"

  연수를 받는 선생님들 앞에서 스스로 생각해도 비장감이 느껴지는 말을 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14일 밤 꿈 속이었습니다.

 

  터져 나오려는 울음을 참으며 그렇게 묻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은, 나는 지금까지 "획일적 교육", "단편적 지식 주입 교육", "오지 선다형 객관식 평가 중심 교육", "대학 입학 준비 위주의 교육", "교과서 내용 전달 중심 교육"이라고 부를 수 있는 우리의 이런 교육으로는 창의력, 사고력, 문제 해결력 같은 삶의 핵심 역량을 길러줄 수 없으며, 이런 교육으로는 국가는 물론 개인의 교육 경쟁력을 높일 수도 없고, 이런 교육은 일찍이 앨빈 토플러가 "시간 엄수·복종·반복 작업"을 특징으로 하는 "산업 시대의 공장 모형 교육"이라며1 그 폐단을 지적했던 그때의 그 상태에서 단 한 걸음도 발전하지 못한 교육이라는 것을 강조해 왔는데, 이 나라 교육계에서는 이런 나의 주장에 대해 아예 눈도 깜짝하지 않고 있는 것이어서 드디어 나는 '사실은 내가 잘못 생각한 것인가? 그렇다면 나는 그동안 현직에 있을 때는 국가로부터 봉급을 받으며, 그리고 그 이후 지금까지도 얼마나 많은 잘못을 범한 것인가? 이제 여기까지 와서 이 일을 어떻게 수습할 것인가?' 엄습하는 온갖 걱정과 두려움, 외로움을 억제할 수가 없는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었습니다.

 

  사실은, 지난 5일(월)부터 5일간, 이어서 12일부터 5일간, 각 30시간씩 초·중·고 교사 및 전문직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교과서 연구 전문성 향상을 위한 연수》를 진행했고, 제1기와 제2기 첫날에는 스스로 '교사와 교과서'를 주제로 2시간 동안 강의를 했는데, 12일의 강의를 끝낼 때쯤 질문을 받았더니 어느 고등학교 선생님 한 분이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별도의 자료를 만들어 수업을 진행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까?"

 

  그 선생님의 질문에 대해 "선생님은 그럼 두 시간 동안 제가 이야기한 것을 믿지 못하겠다는 말씀입니까?" 하고 되묻지는 않았습니다. 그 선생님은 내 설명을 아주 열심히 들었고, 그렇다면 다른 교사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맥이 풀리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침착하게 "그렇다"는 설명을 해주긴 했지만, 내심 큰 충격을 받은 것이 틀림없었고('이 선생님은 두 시간 동안 무얼 들은 것일까?'), 그 충격이 이 꿈을 꾸게 된 이유가 된 것 같았습니다.

 

  삶이란 이런 것입니다.

  아니, 삶이란 이런 것입니까?

 

 

 

 

 

《강의를 위한 피피티의 표지

 

 

 

 

 

 

  1. 『제3의물결』(앨빈토플러,유재천역,주우,1983,24판,49쪽) ‘공장을 모델로 해서 설립된 대중교육은 초보적인 읽기와 쓰기, 산수(算數)를 중심으로 해서 역사와 그 밖의 과목도 극히 간단하게 가르쳤다. 그러나 이것은 표면상의 교과과정일 뿐 그 배후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숨은 교과과정이 있었는데 이것이 산업사회의 기반으로서 훨씬 중요했다. 이 교과과정은 세 개의 덕목(德目)으로 되어 있다. 대개의 산업주의 국가에서는 지금도 이 세 가지가 덕목으로 되어 있다. 그것은 첫째 시간 엄수, 둘째 복종, 셋째는 기계적인 반복작업에 익숙해지는 일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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