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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책 보기의 즐거움

『다이어트는 운동 1할, 식사 9할』

by 답설재 2014. 11. 11.

 

 

 

 

 

모리 다쿠로 지음안혜은 옮김

『다이어트는 운동 1할, 식사 9할

이다미디어, 2014

 

 

 

 

 

 

 

 

 

 

 

 

 

  다이어트에 관한 책은 다 이렇게 간결하고 친절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보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새록새록"입니다. '술술' 넘어가도록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고, '하룻저녁'에 다 읽을 수 있도록 편집되어 신명도 났습니다. 이런 책에 왜 "하룻밤에 다 읽는 어쩌고" 같은 제목을 붙이지 않았는지 신기했습니다. 하룻밤은커녕 일주일이 걸려도 그런 제목을 붙이는 세상에…….

 

  "하하하… 다이어트? 그 나이, 그 주제에 웬 다이어트?"

  그러겠지요. 알고 있습니다.

  나름대로 심각합니다. 병원에서 그랬습니다. "세 번까지는 보험이 되지만, 그다음부터는 본인이 다 부담해야 합니다."

  다시 실려간다면 되돌아올 수 있을지, 그건 더 심각합니다.

  체중을 방치하면 나는 '끝장'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가까이 왔지만……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왜 살이 안 빠지지?"

  "평소에 운동을 전혀 안 했으니 러닝을 하면 살이 점점 빠질 줄 알았는데……"(6)

 

  '하루 5분이면 충분합니다!'

  '공간을 차지하지 않아 어디서나 가능합니다!'(8)

 

  ●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면서 빼고 싶다.

  ● 식생활은 바꾸고 싶지 않다.

  ●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먹는다.(9)

 

  '으로 끝내는 간단 다이어트!'

  '하루 분'

  '1개월 만에 10킬로그램 감량!'(12)

 

  흔히 듣고 겪는 이 말들의 비밀을 파헤쳐 줍니다.

 

 

 

 

 

 

  핵심만 간추려 본다면, 이렇습니다.

 

  단언컨대, 비만의 원인은 과식이다!

  살찐 당신, 이게 문제다! (1. 탄수화물을 줄이면 살이 빠질까? 2.……  )

  완결판! 고영양밀도 다이어트

  요요현상, 이제 그만!

 

  네 장(章)으로 되어 있고, 이게 각 장의 제목입니다. "단언컨대, 비만의 원인은 과식이다!" 얼마나 확실합니까?

  그렇지만 이것만 가지고는 실천하기 어렵습니다. 남 이야기는 말고, 사실은 내가 그 꼴입니다. ㅎㅎ

 

 

 

 

 

 

  각 장에는 '요점정리'까지 있습니다. 1장(단언컨대, 비만의 원인은 과식이다!)은 이렇습니다.

 

  ● 단언컨대, 비만의 원인은 과식이다!

  ● 운동에 의존하면 요요현상에서 벗어날 수 없다.

  ● 유산소 운동은 다이어트 효과가 없다?

  ● 다이어트가 목적인 운동은 스트레스의 원인이 될 뿐이다.

 

  내친김에 2장(살찐 당신, 이게 문제다!)의 요점도 옮깁니다.

 

  ● 극단적인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는 위험하다.

  ● 시중에 판매되는 정크 푸드는 비만과 노화의 주범이다.

  ● 무첨가 '저염'의 가공식품에 주의한다.

  ● 글루텐이 함유된 빵은 다이어트와 상극이다.

  ● 3개월 안에 만든 몸은 3개월 이상 유지해야 한다.

 

  저 위에서 본 장별(章別) 제목보다는 구체적이지만, 이 정도의 요약도 암기식, 다섯 가지 답지 중 한 가지를 고르는 시험에 대비할 때나 필요할 것입니다.

 

 

 

 

 

 

  3장, 4장의 요점은 생략하겠습니다. 그걸 읽어서 뭐가 될 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설탕과 소금」이란 글을 쓴 적이 있지만, 아주 자극적인 제목의 그 신문기사를 냉장고 옆의 벽, 사무실 책상 앞에 턱 붙여 놓긴 했는데, '누가 보거나 말거나'로 부끄러움을 무릎쓰고 붙여 놓고는 설탕 '덩어리'와 같은 달콤한 초콜릿을 온갖 핑계를 대고 먹습니다.

 

  '오늘은 많이 피곤하니까.'

  '이틀 동안 안 먹었으니까.'

  '이렇게 작은 거니까.'

  '입이 심심하니까.'

  '어째 몸무게가 까닭없이 100g이나 줄었으니까.'

  '아침식사가 시원찮았으니까.'

  '커피와 함께 먹으면 그저그만이니까.'

  '내 몸도 더러 이런 식품이 필요할 때가 있겠지만 내가 그걸 때맞추어 알아낼 수는 없으니까.'

  '몸에 이롭다는 그 다크초콜릿의 성분이 분명히 이 초콜릿에도 들어 있을 테니까.'

  '……………………………………'

 

  허구한 날 마련한 핑계들이어서 다 나열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매일경제 2011.5.10.

 

 

 

 

 

 

  이렇게 말하면 이 책 선전을 하는 것 같아서 우습고도 재미있지만, 다이어트에 관심이 있다면 직접 한번 읽어보는 것이 아무래도 좋을 것입니다. "설탕의 달콤한 그리고 치명적 유혹" 따위 자료를 책상 앞, 냉장고 옆에 붙여놔 봤자 결국 이런 소리가 들려서 쑥스러운 꼴이 되기 마련입니다.

  "저런 것 붙여 놓기만 하면 뭐해요?"

 

 

  일반적으로 체중 50kg의 사람이 시속 8km로 30분간 달리기를 하면 약 200kcal가 소비된다고 한다. 이렇게 운동을 하고 나면 땀도 나면서 굉장한 성취감을 맛볼 수 있다. 자연스럽게 음식이나 음료수로 보상하고 싶고, 다른 때보다 조금 더 먹어도 괜찮을 것 같은 기분에 빠진다.(23~24)

 

  달콤한 빵 한 개, 과자 반 봉지의 칼로리는 200kcal이다. 이만큼만 먹어도 그날의 운동은 허사가 된다. 혹시 운동을 많이 한 날, 빵이나 초콜릿으로 보상하고 있지는 않은가? 운동을 해도 살이 빠지지 않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24)

 

 

  책에는 이런 '자극적인'('가슴이 내려앉는 것 같은') 이야기가 여러 군데에서 눈에 띕니다. 그런 자극을 받아도 또 저 신문기사 보듯 할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실제로 읽어봐야 몇 가지라도 남게 될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누가 책을 읽겠습니까?

 

  다 읽고 나서 생각했습니다.

  '나는 아무래도 심각하긴 하구나!'

  '이렇게 해서 제 명에 죽긴 하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