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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그림과 사진

이우환의 '관계'

by 답설재 2014. 10. 14.

 

 

 

『현대문학』 7월호 표지에 실린 <이우환 베르사유전> 작품입니다.여러 작품이 화보로도 소개되었습니다.

 

각 작품 제목에 '관계'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습니다. 「관계항―대화Ⅹ/Relatum―DialogueⅩ」, 「관계항―별들의 그림자/Relatum―L'ombre des étoiles」, 「관계항―대화Z/Relatum―DialogueZ」, 「관계항―솜의 벽/Relatum―Cotton Wall」, 「관계항―베르사유아치/Relatum―L'Arche de Versailles」, 「관계항―거인의 지팡이/Relatum―The Cane of Titan」…………

그 까닭을 알 수 있는 글입니다(『현대문학』2014년 7월호, 270쪽,「표지화가의 말」).

 

"내 발상은 모든 것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히 모순된다는 겁니다. 존재는 모순이지, 존재는 존재가 아니에요. 존재는 관계의 개념입니다. 그래서 타자는 커뮤니케이션의 대상이 아니고 '대화' 혹은 '소통'의 상대인 것입니다. 내게 '관계론'은 있지만, '존재론'은 있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마르틴 부버처럼, "너와 나"를 말할 때, 이 둘의 소통을 의미하는 '와'가 중요한 거예요. 어떤 의미에서는, '나'와 '너'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소통' 자체가 중요한 것이에요. '소통' 안에 너와 내가 있고, 소통이라는 것 때문에 양쪽이 있는 거예요."

 

"그 까닭을 알 수 있는 글"이라고 했지만, '알 듯 모를 듯'합니다.심은록이 엮은 『양의의 예술-이우환과의 대화 그리고 산책』(현대문학, 2014)을 열독했으니까 "알겠다"고 해야 좋겠는데, 그렇게 장담하기에는 아무래도 자신이 없습니다.

자꾸 요즘 사람들이 '대화' 혹은 '소통'이라고 하면 좋을 장면에서도 일부러 그러는 듯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하는 현상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1936년생인 이우환 선생을 만나게 되면 "당신도 그만하면 나이를 웬만큼 먹었는데, 그래, 그것도 모르겠다고 하면 그동안 뭘 보고 뭘 읽었어요?" 하고 까칠하게 한 마디 하고는 외면해버릴 것 같은 느낌이 스칩니다.

 

 

 

「관계항―대화Ⅹ/Relatum―DialogueⅩ」

 

 

「관계항―별들의 그림자/Relatum―L'ombre des étoi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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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환 1936년 경남 함안 출생.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세계적 미술가. 서울대 미대 중퇴 후 1956년 도일. 니혼대학 철학과 졸업. 일본 전위예술 운동인 '모노하'를 이끌었음. 2010년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이우환미술관이 나오시마에 세워졌고 2011년 백남준 이후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서 대형 회고전이 열린 바 있음. 전 세계 미술계가 주목하는 베르사유 궁 전시회의 2014년 초대작가로 선정됨. 에콜 데 보자르 초빙교수, 다마미술대학 교수 등 역임. 2013년 <금관문화훈장> 수훈. 저서로 『시간의 여울』 『여백의 예술』 『양의의 예술』, 시집 『멈춰서서』 등. 일본, 프랑스, 한국을 오가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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