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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鐵(철)의 여인’ 떠나다

by 답설재 2013. 4. 11.

 

 

 

 

 

‘鐵(철)의 여인’ 떠나다

 

 

 

 

 

조선일보, 2013.4.9, A1.

 

 

 

  그는 작은 정부와 민영화, 규제 완화, 시장 개방 등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영국병을 치유하기 위한' 혹은 '지중해 시대를 다시 열기 위한' 노력을 다한 나머지 '鐵의 여인'! 존경 어린 칭찬이기도 하고 한없는 원망이기도 한 또 하나의 이름을 얻고 갔습니다.

 

  이 블로그에 그에 관한 이야기를 두어 번 실었습니다. 내용은 한 가지입니다(「온화한 할머니가 된 '鐵의 여인'」(2012.3.21), 「교육과정과 교과서에 대한 요구사항들」(2008.9.12).

  다음과 같은 내용입니다. 이야기의 출처를 밝히라면 난처합니다. 듣긴 확실하게 들었지만 잊어버려서 픽션이 가미된 것이라 해도 어쩔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은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들도 다 잊은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대처는 영국에 처음으로 ‘국가 교육과정’(교육과정 기준)을 도입한 인물입니다. 그때까지는 영국에는 그런 것이 없었습니다.

 

  대처 수상이 우리나라에 왔을 때, 당시 문교부장관과 그 이야기를 했다는 일화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1986년, 대처 수상이 한국을 방문하여 H호텔에서 당시 문교부장관(손제석)을 면담했다는 것입니다. 제가 들은 그때의 상황을 그려보면 이렇습니다.

 

  대처 : "한국의 학생들이 국제학력경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고, 콩나물 교실에서도 공부를 잘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장관 : "귀국에는 학교교육평의회, 너필드 재단 혹은 민간 교과서 출판사, 영국방송공사 등에서 만든 교육과정을 각 학교에서 자유롭게 채택하여 적용하고 있지만, 우리 한국에는 국가 교육과정(교육과정 기준)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개정하여 전국적인 공통기준으로 일사불란(一絲不亂)하게 적용해 왔으며, 현재 제5차 교육과정 개정 중에 있습니다."

 

  다시 영국의 지중해 시대를 열자!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길이 교육에 있다!

 

  대처는, 우리 장관에게 교육과정에 관한 이 말을 듣고 돌아간 지 2년만인 1988년, 교육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교육개혁법안(Education Reform Act)‘을 제정하였고, 영국 역사상 처음으로 교육과정 국가기준(National Curriculum)을 만들었습니다.

 

 

  이후 영 연방 국가들은 영국의 교육과정 제도를 도입했을 것입니다. 1996년에 오스트레일리아(호주)에 갔더니, 각 주별로 국가 교육과정의 적용을 권장하고 있는데 학교현장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다들 잘 적용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우리는 국가 교육과정만 있던 나라였으나 지금은 국가 교육과정을 근거로 학교별로 교육과정을 만들어 실천하는 제도를 적용하고 있고, 영국이나 오스트레일리아는 모든 것을 각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하다가 지금은 국가 교육과정을 기준으로 하여 우리처럼 학교별 교육과정을 편성하여 적용하고 있습니다.

 

  저들이 더 잘하는가, 우리가 더 잘하는가, 어떤 점에서 차이가 있는가, 궁금한 건 많지만 이제 저는 현직에서 물러났으니까 정보가 별로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젠 궁금한 것도 참고 지내야 합니다.

 

 

 

 <췌언> "대처" 전 수상에 관한 자료를 찾아다니다가 이 블로그에 오신 분에게는, 이 자료가 유용한 것이 아니어서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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