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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책 보기의 즐거움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by 답설재 2012. 11. 29.

칼 필레머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박여진 옮김, 토네이도미디어그룹, 2012

 

 

 

 

 

 

 

지난여름 산은 저렇게 부풀어 오르다가 어디가 툭 터져버리면 어떻게 하나 싶을 정도었습니다. 요즘은 아주 조용합니다. 그렇게 몇 달을 조용하게 지낼 것입니다. '어디 두고 봐라. 나는 기어이 다시 돌아온다!'는 걸 보여주는 듯한 표정입니다. 그러니까 서글프게 보이진 않습니다.

그렇지만 영영 돌아오지 않을 길, 돌아오지 못할 길을 가는 것도 괜찮은 일일 것 같긴 합니다.

 

 

감동했다는 사람이 이 사람 저 사람 여럿에게 사준 책을 나도 받았습니다.

 

처세에 관한 책입니다. 이 책은 그런 책이 아니라는 듯 혹은 이 책은 정말로 제대로 된 처세술을 알려준다는 듯 이렇게 씌어 있습니다.

 

 

…… 오늘날 서점마다 자기계발서가 넘쳐나며 사람들이 이런 책을 사들이느라 쓰는 돈도 만만치 않다. / 결국 삶의 길을 찾는 사람들만큼이나 그 길을 제시하는 전문가도, 해답들도 넘쳐나는 셈이다. 그런데도 뭔가 허전한 느낌을 떨칠 수 없는 것은 왜일까? ……(20)

 

노인들의 사례로 구성되어 있고, 필자는 1000명이 넘는 현자들로부터 삶의 해답을 들었으므로 8만년 삶에 대한 이야기라고 했습니다.

 

 

 

 

 

 

심리학자 토드 넬슨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나이 든 사람에게 관대하지 않으며 노골적으로 부정적인 태도를 드러내는 경우도 허다하다."(177)

 

처신을 똑바로 하면 괜찮겠습니까? 머지않아 젊은이들에게 별 이유도 없이 두들겨맞았다는 노인들의 푸념이 일상적으로 들려올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지냅니다. 아무리 삭막해도 그런 세상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유도 없이 우리를 두들겨 패기 전에 젊은이들이 새겨들을 만한 부분도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되겠습니까? 늙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젊은이들이 들어볼 만한 부분, 그러나 늙지 않을 젊은이들은 들어볼 필요가 없는 부분.

 

나이를 먹는 것은 인간이 겪는 가장 낯선 경험이다. 아무도 벗어날 수 없다는 점에서 인류가 공유한 한 가지 공통점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누구나 나이를 먹는다. 하지만 노인이 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기란 대단히 어렵다. 노인들은 젊은 사람들과 정신적으로 분류되며 심지어 전혀 다른 종으로 취급받기도 한다. 그들이 마치 태어날 때부터 줄곧 노인이었던 것처럼 말이다.(178)

 

"나는 젊은이들에게 나이 드는 건 아주 멋진 일이라고 말해주고 싶어. 전혀 개의치 않고 기쁘고 즐거운 일들을 할 수 있지! 얽매이고 거추장스러운 일도 없어. 친구가 부르면 나갈 수도 있고, ……"(180)

 

인생의 현자들 중 대다수가 노년의 삶에 대해 '평온함', '존재의 가벼움', '고요하고 평화로운 일상' 등 긍정적인 말로 표현했다.(180)

 

 

 

 

 

 

심각한 표정으로 읽을 필요가 없는 책입니다. 시간만큼 책장이 잘 넘어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