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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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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자 홉스봄 ‘역사속으로…’

by 답설재 2012. 10. 2.

에릭 홉스봄(Eric Hobsbawm, 1917.6.9.~2012.10.1) : 위키백과에서 가져옴.

 

 

 

어제 새벽, 영국의 저명한 역사학자 에릭 홉스봄(95)이 별세했답니다. 폐렴으로 고통을 받아왔던 그는, 수년간 백혈병과 싸우면서도 세상사를 놓치지 않으려고 침대 머리맡에 신문을 쌓아두었다고 합니다.1

이 블로그의 「1등급 학생들은 스스로로 잘해낼 수 있네」(2011.5.9)라는 글에서 인용했던 그 홉스봄입니다

                                                                                                               http://blog.daum.net/blueletter01/7637815

 

에릭 홉스봄이 젊은 날 그의 스승에게서 들은 충고랍니다.

 

"자네가 가르쳐야 할 사람들은 자네처럼 총명한 학생들이 아니네. 그들은 2등급의 바닥에서 학위를 받게 되는 보통 학생들이야. 1등급의 학생들을 가르치면 흥미는 있지만 그들은 스스로 잘해낼 수 있네. 자네를 진정 필요로 하는 것은 보통 학생들이란 것을 잊지 말게."

 

작가 유종호는 홉스봄의 이 기록을 인용하고 다음과 같이 덧붙였습니다.2

 

"홉스봄은 이러한 생각이 대학만이 아니라 세계나 사회 일반에도 해당된다고 역설한다. 스스로 잘해낼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가 없는 삭막한 사회는 우리가 지향하는 넉넉히 인간화된 사회의 반대요 바로 그 역상逆像일 것이다."

 

신문기사에는 그의 생애와 업적이 다음과 같이 소개되어 있습니다.3

 

“1917년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의 유대계 가정에서 태어나 오스트리아 빈과 독일 베를린에서 자란 홉스봄은 부모를 일찍 여의고 아돌프 히틀러가 권력을 잡은 1933년 런던으로 이주했다. 1930년대 독일에서의 경험과 카를 마르크스 서적에 대한 독서는, 홉스봄이 평생 사회주의자로 살고 20세기를 대표하는 마르크스주의 사학자가 된 배경이 됐다. 1936년 영국 공산당에 입당한 그는 1956년 헝가리 혁명과 1968년 체코 프라하의 봄 당시 옛 소련의 강제 진압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도 공산당원 자격을 끝까지 유지했다.”

 

"케임브리지대 킹스칼리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런던대 버크벡칼리지 교수가 된 홉스봄은 1789년 프랑스 대혁명부터 1914년까지의 역사를 다룬 ‘혁명의 시대’ ‘자본의 시대’ ‘제국의 시대’ 등 역사 3부작과 1914년부터 1991년까지의 역사를 다룬 ‘극단의 시대’ ‘노동하는 인간’ 등의 저서를 펴냈다. 그는 20세기를 돌아본 ‘극단의 시대’에서 한국이 발전한 배경으로 토지개혁과 교육 평등주의를 들기도 했다. 2011년 펴낸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가 그의 마지막 저서가 됐다."

 

신문을 읽으며 다음과 같은 단어들에 눈길이 갔습니다.

 

유대계 가정, 아돌프 히틀러, 카를 마르크스, 사회주의자, 공개적 비판, 혁명의 시대·자본의 시대·제국의 시대, 노동하는 인간, 극단의 시대, 그리고 한국이 발전한 배경(토지개혁, 교육 평등주의).

그러나 그런 단어들은 곧 잊혀질 것입니다. 그러나 저 "수년간 백혈병과 싸우면서도 세상사를 놓치지 않으려고 침대 머리맡에 신문을 쌓아두었다"는 기사는 영영 잊혀지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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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문화일보』, 2012.10.2. 21면(인물), 최영창 기자 ycchoi@munhwa.com
  2. 유종호, 「어둡고 괴로워라-1950년대의 대학가」, 『현대문학』 2010. 8월호, 209쪽에서.
  3. 『문화일보』, 2012.10.2. 21면(인물), 최영창 기자 yc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