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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교육과정·교과서

학교교육과정 편성·운영·평가에 대한 강의

by 답설재 2012. 8. 15.

하지 말아야 할 짓, 해서는 안 될 짓을 저질렀습니다. 강의를 한 것입니다. 경기도 초등학교 교감 자격연수에 강사로 나간 것입니다.

 

담당 연구사가 전화를 했을 때 처음엔 무슨 핑계를 대어 거절했고, 두 번째 전화에서도 그 연구사가 단념했는데, 세 번째 전화가 왔을 때, 그만 얼른 승낙을 하고 말았습니다.

 

 

 

 

저는 퇴임을 할 때 학교 주변을 기웃거리지 않을 것, 학교교육에 대한 강의를 하지 않을 것을 다짐했었습니다. 학교 주변을 기웃거리며 후배 교원들을 찾으면 얼마나 구차하겠습니까? 그쪽에서 먼저 연락하지도 않았는데 전화를 하거나 하면 얼마나 누추해 보이겠습니까?

 

강의도 그렇습니다. 41년이나 근무하고도 바꾸지 못한 일을 후배 교원들에게 바꾸라고 강의를 하는 것이 얼마나 구차한 일입니까? 그것도 그렇지만 강의를 하면 점심을 사주고, 강의료를 받게 되니까 '어디 또 강의를 해달라는 데가 없나?' 기다리게 될 것이 분명하지 않겠습니까? 세월이 가는 걸 조용히 지켜보면 그만일 주제에, 그런 생각이나 하고 앉아 있는 것이 얼마나 초라한 일이겠습니까?

 

사실은 그동안 강의를 전혀 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교과서에 대한 강의만큼은 성의를 다했습니다. 그것은, 저에게 사무실을 내어 준 재단의 일이고, 교육과학기술부에서의 제 전력(前歷)에 따라 수행하는, 한국교과서연구재단 수석연구위원이라는, 학교 교장 경력과믄 무관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7일 화요일 오전의 일이었습니다. 다음은 그 강의를 들은 연수생 두 분의 글입니다.

이어서 원고를 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