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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기자가 된 녀석

by 답설재 2012. 5. 7.

 

 

 

 

 

기자가 된 녀석

 

 

 

 

 

 

 

 

 

 

 

  녀석이 기자가 됐다며 지난 주말에 저렇게 하고 나타났습니다. 부평신문 어린이 기자단 열 명 중 한 명입니다. 그날 저렇게 하고서 실제로 어린이날 기념 무슨 행사장에 나가 취재도 하고, 자원봉사자 한 명을 붙잡고 인터뷰도 했답니다.

 

  또 이야기하지만, 부디 '공도' 뻥뻥 차는 아이가 되기를 바랍니다. 나중에 뭐가 되려는지 알 수는 없지만 어쨌든 그렇게 기대하고 싶습니다.

  '공이나'냐 '공도'냐 분명히 하고, 두 가지 중 한 가지만 고르라고 하면 '공이나' 쪽입니다. 그건 외조부로서의 '교육적 기대'라기보다는 피를 나누어준 입장에서 자신의 부실한 건강 문제로부터 나올 수밖에 없는 염려입니다.

 

  주제에 대학 다닐 때는 학보사 기자 행세를 했지만, 어쭙잖은 그것보다는 건강한 게 더 좋다 싶은 것입니다. 보십시오. 곧 죽어도 3류 시인, 3류 소설가, 3류 수필가보다는 일류 독자가 좋겠다는 생각으로 여기까지 왔지만, 일류 독자는커녕 몇 권 읽지도 못하고 말게 생겼으니……

 

  흔히 그렇긴 하겠지만, 녀석은 이렇게 살지 않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지하철 공사에 쓰인 예산을 취재해서 쓰고 싶다니, 도대체 신문사에서 뭐 이런 각오를 붙여 놓았니? 정말로 이런 각오를 이야기했나?" 하고 물었더니 면접 때 그렇게 얘기했답니다.

  "우리 동네에는 벌써 몇 년째 지하철 7호선 연장 공사를 하고 있는데 도대체 언제까지 해야 끝나는지, 돈이 그렇게 없는지 알아보고 싶다고 했어요."

  나, 원!

 

  그렇지만 이게 바로 교육이긴 하겠지요. 외우고 고르고 찍는 것이 더 중요한 지는 잘 모르지만…… 이 나라에선 분명히 그렇지만……

 

  덩달아 <부평신문>이 좋은 신문으로 알려지기를 바라게 되었습니다. 나 원 참!

  내가 이러지 않아도, 아이들과 함께 찍은 저 위 사진의 '핸섬한' 사장님 모습('내 눈에만 그런가?')을 보면 잘 될 것 같기는 하지 않습니까?

 

 

 

  뭐 큰 의미를 가진 것은 아니지만 이 글이 1000번째입니다. 어떤 분은 1000회, 2000회라고 잔치도 하고 그러던데, 저로서는 좀 많이 썼는데도 모두 그저 그런 것들이니 오히려 한심하기도 하다는 자평(自評)을 합니다. 언제 그렇게 썼나 싶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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