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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책 보기의 즐거움

리처드 파인만 『파인만 씨, 농담도 잘하시네!』Ⅰ

by 답설재 2011. 10. 10.

리처드 파인만

『파인만 씨, 농담도 잘하시네!』

김희봉 옮김, 사이언스북스 2011

 

 

 

 

 

만약 어느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이 다른 스케쥴에 얽매이지 않고 마음놓고 이 책을 읽고 있다면, 그 학생은 행복할 것이 분명합니다. 학생이 행복하다면 그의 부모도 함께 행복할 것은 물어보나마나입니다.

 

만약 그런 중학생, 그런 고등학생이 흔한 나라라면, 그 나라 교육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분명하며,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는 나라라면 그 나라는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일 것이 분명합니다.

 

이 책은 리처드 파인만이라는 과학자가 쓴 재미있는 일화집입니다. 아니, 재미있는 전기문입니다. 어쨌든 재미있는 책입니다. 재미있는 책이므로 이 책을 읽는 동안은 행복할 것이 분명합니다. 적어도 어느 중·고등학생처럼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좀 늦은 나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행복한 편이었습니다.

 

 

 

 

빙그레 웃으며 읽으면 되는 책입니다.

 

"금고털이, 봉고 연주자, 화가…, 그리고 노벨 수상자!

천재적인 물리학자이자 또한 타고난 익살꾼이었던 리처드 파인만의 재치 있고 진솔한 인생 에피소드를 만난다"

 

출판사에서 그렇게 선전하고 있지만, 그건 그리 효과적인 선전이 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은 그 선전에 따른 기대보다 훨씬 더 재미있다는 뜻입니다.

저 많은 책들처럼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고 읽어도 되고, 조용한 밤중의 거실이나 전철에서도 빙그레 미소지으며 읽을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마음이 복잡한 시간에도 이 책을 읽으면 읽는 동안은 잊고 빙그레 미소지을 수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표지의 저 익살스런 표정의 사진을 한번 본 다음에 다시 읽었습니다.

 

온갖 모험담, 무용담이 이어져서 '다음엔 또 무슨 얘기지?' '이번에는?' '다음은?' …… 기대를 가지고 책장을 넘기게 됩니다. 말하자면 스토리를 기억하지 못해도 아무 상관이 없는 책입니다. 짤막짤막한 모험담들이 1권에 19가지, 2권에 21가지가 이어지고 있으니까 각각 그 얘기들의 스토리만 생각하면 그만입니다.

 

과학자들이 모두 이렇게 생활하는 사람들이라면 세상은 훨씬 더 재미있는 곳이 되어 있을 것 같고, 세상 일들이 과학적으로도 지금보다는 좀 더 쉬울 것 같고, 과학자가 되겠다는 학생들도 더 많아질 것 같았습니다.

 

 

 

 

빙그레 웃으며 읽는다는 말의 뜻을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은 아주 많아서 어떤 것을 예로 들어야 할지 망설여집니다.

 

우리는 동네 꼬마들을 상대로 화학을 이용한 마술 쇼도 했다. 친구는 무대 기질이 꽤 있었고, 나도 거의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작은 탁자에서 갖가지 묘기를 선보였는데, 탁자 양옆에 항상 분젠 버너를 켜놓았다. 버너 위에 요오드를 묻힌 둥근 유리판을 놓으면, 탁자 양쪽에서 아름다운 자줏빛 연기가 피어오른다. 정말 멋지다! 우리는 <술>을 물로 바꾸는 등 화학적으로 색이 변하는 것을 많이 보여주었다. 대단원을 장식할 때는 우리가 알아낸 재주를 사용했다. 두 손을 (몰래) 물에 담갔다가 벤젠에 담근다. 그런 다음에 <잘못해서> 분젠 버너에 한 손을 대면, 손에 불이 붙는다. 다른 손으로 불붙은 손을 치면, 양손에서 불이 치솟는다. (벤젠은 빨리 타고, 물 때문에 열이 식어서 다치지 않는다) 그 다음에는 양손을 휘저으며 「불이야! 불이야!」 하고 외치면 모두들 깜짝 놀라서 방을 빠져 나간다. 이것으로 쇼가 끝난다!

나중에 이 이야기를 클럽 친구들에게 했더니 그들은 믿지 않았다.

「거짓말이야! 그건 있을 수 없어!」

…(중략)…

「좋아, 그렇다면 벤젠을 가져와.」

그래서 벤젠이 준비되었고, 나는 손을 물에 담근 후 벤젠을 묻히고 불을 붙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엄청난 화상을 입고 말았다! 어릴 적과 달리 손등에 털이 나서 심지처럼 불이 타는 동안 벤젠을 머금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 실험을 한 뒤에 보니 손등에 털이 하나도 없었다.

(제1권 68~69쪽, '그 연구실 실장이 바로 나요'에서)

 

 

 

 

위와 같은 예화를 읽으면, 이 책은 과학적으로 똑똑하거나 호기심 많은 중학생, 적어도 고등학생이 읽으면 더 좋아할 것 같았습니다. 그러므로 60대 후반에 이르러 드디어 이 책을 읽고 있는 자신이 유감스럽기는 하지만 모든 책을 다 읽고 싶은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입니다.

학생들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겠다 싶은 예화를 더 소개합니다.

 

3, 4학년 때 나는 보스턴의 어떤 레스토랑에 자주 갔다. 나는 거기에 혼자 갔는데, 이틀 저녁 연속으로 갈 때도 많았다. 사람들이 나를 알아보기 시작했고, 갈 때마다 같은 여급의 서비스를 받았다.

나는 종업원들이 항상 서둘러 대며 분주히 오간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하루는 장난으로 팁을 남겨 두었는데, 5센트 동전 두 개(당시에 보통 이 정도로 주었다)를 컵 두 개 밑에 두었다. 컵에다 물을 가득 따르고, 동전을 빠뜨린 다음, 빳빳한 종이를 덮고 뒤집어서 식탁 위에 놓는다. 그 다음에 종이를 뺀다. (컵 테두리가 식탁에 딱 붙어 있어서 공기가 컵 안으로 들어갈 수 없고, 따라서 물이 새지 않는다.)

내가 팁을 두 개에 나눠 넣은 것은 그들이 항상 분주했기 때문이다. 10센트 동전 한 개가 컵 안에 있다고 하자. 여급이 다음 손님을 맞기 위해 급히 컵을 들다가 물을 왈칵 쏟고 나면 그걸로 끝이다. 그러나 컵이 둘 있으면 하나를 쏟고 난 다음에 어떻게 할까? 설마 컵을 그대로 들어 올려서 또 쏟을 정도로 무신경하지는 않을 것이다!

나오면서 여급에게 말했다.

「슈, 조심해요. 컵이 좀 이상해. 위가 막혔고, 아래에 구멍이 있다고요!」

다음날 레스토랑에 갔더니 다른 여급이 나를 맞았다. 원래 나를 맡던 여급은 내게 아무 일도 해주지 않으려 했다. 새 여급이 말했다.

「슈가 단단히 화났어요. 컵 하나를 들다가 온통 물을 쏟고 나서 지배인을 불렀어요. 둘이서 궁리를 해보았지만, 하루 종일 그러고 있을 수가 없어서 다른 컵도 드니까, 물이 또 쏟아져서 마루가 온통 물바다가 되어버렸죠. 완전히 난장판이었어요. 나중에 슈는 물에 미끄러지기까지 했어요. 모두들 당신에게 화가 나 있어요.」

나는 껄껄 웃었다.

「웃을 일이 아니에요! 당신 같으면 어떻게 하겠어요?」

「나라면 큰 수프 접시를 갖다 대고, 컵을 식탁 끝으로 조심스럽게 미끄러뜨려서 물을 접시에 받죠. 그러면 물이 바닥에 쏟아질 리가 없어요. 그런 다음에 동전을 가지면 되죠.」

「아, 참. 그렇게 하면 되겠네요.」 여급이 말했다.

그날 저녁에도 나는 컵을 거꾸로 덮고 아래에 팁을 놓고 나왔다.

다음날 저녁에 갔더니, 어제 그 여급이 나를 맞았다.

「어제는 왜 컵을 뒤집어 놓고 갔어요?」

「음, 내 생각에 당신이 아무리 바빠도 주방에 가서 수프 접시를 가져온 다음, 아주 처어언천히 조심스럽게 컵을 탁자 끝으로 밀고 가서……」

「그렇게 했어요. 하지만 컵에 물이 없었어요!」

(제1권 46~48쪽, '누가 문을 훔쳐 갔나?'에서)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읽을 수 있는 부분을 더 소개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그런 얘기여서 어떤 부분을 소개할까 망설여집니다. 그 욕심을 참고 짧은 것으로 세 부분만 더 보겠습니다.

 

~ 마침내 일본식 호텔로 가게 되었다.

거기에 닿자마자,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호텔은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현관에 신발을 벗는 곳이 있었고, 전통 의상인 기모노를 입은 한 아가씨가 게다를 끌면서 나타나서 내 물건을 받아 든다. 다다미가 깔린 복도를 아가씨를 따라 가다보면 미닫이 장지문이 나온다. 여자는 잰걸음으로 칫-칫-칫-칫 하는 작은 소리를 내며 걷는다. 너무 멋지다!

우리는 방으로 들어갔고, 호텔을 알아봐 준 남자가 넙죽 엎드리더니 바닥에 코를 댄다. 여자도 엎드려서 바닥에 코를 댄다. 나는 아주 어색했다. 나도 바닥에 코를 대야 하나?

(제2권 124쪽, '디랙 방정식을 풀어 보시겠습니까?'에서)

 

휴식 시간에 내 수행원 노릇을 하는 사람이 말했다.

「저는 토론중에 교수님이 하신 말씀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교수님의 발언은 아주 큰 기여입니다.」

나는 병참 문제에 관한 내 <기여>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보았는데, 이런 문제라면 크리스마스를 보내기 위해 메시 백화점에 물건을 주문하는 사람이 더 잘할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이런 결론을 내렸다. 첫째, 내가 중요한 기여를 했다면, 그것은 순전히 운이다. 둘째, 누구든 나만큼은 할 수 있고, 대부분의 사람이 나보다 잘 할 것이다. 셋째, 이런 아첨은 내가 별로 기여할 것이 없다는 것을 가르쳐주는 것이다.

…(중략)…

그때까지 나를 초대한 거물인 의장에게 내 마음을 드러내지 않았다. 우리가 자리를 뜨기 위해 가방을 쌀 때 그가 만면에 웃음을 띠고 말했다.

「교수님께서는 다음에도 나오시겠지요. 다음 모임에서는……」

「아닙니다. 저는 나오지 않겠습니다.」

나는 그의 얼굴빛이 갑자기 변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는 내가 그렇게 <기여>를 해놓고도 참여하지 않겠다는 말에 크게 놀랐다.

(제2권 194쪽, '표지만 보고 책을 판단하기'에서)

 

신문 잡지의 기자들이 내내 우리를 따라 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여기에 미국에서 온 교수가 미스 브라질과 춤을 춥니다.>

<유명 인사>가 되는 것은 재미난 일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확실히 잘못된 유명 인사였다. 그 해에는 아무도 주빈에 대해 좋게 생각하지 않았다. 나중에 나는 우리가 어떻게 초대되었는지 알았다. 지나 롤로브리지다가 그 해의 주빈으로 초대되었는데, 축제 직전에 이 여배우가 거절했다. 축제 준비를 맡은 관광부 장관은 과학 연구 센터에 친구들이 있었고, 이 사람들은 내가 삼바 밴드에서 연주한 적이 있으며 최근에 노벨상을 받았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잠시 뉴스에 언급되었다. 당황한 장관과 친구들은 지나 롤로브리지다 대신에 물리학 교수를 생각해 낸 것이다!

말할 것도 없이 그 장관은 축제를 망친 책임을 지고 실각했다.

(제2권 225쪽, '알프레드 노벨의 또다른 실수'에서)

 

 

 

 

파인만이 설명하는 실험이나 상황의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긴 합니다. 그런 부분에서는 그저 '그렇겠거니' 하고 넘어갔습니다. 파인만 자신이 물리학에 대해 문외한인 독자들을 감안한 흔적이 곳곳에 보입니다. 가령 이런 식입니다.

 

「핵에너지에 관한 아이디어는 엄청나게 많아요. 그것도 아주 확실한 것들만 말이죠. 하루 종일 그것에 대해 얘기할 수도 있어요.」

「어떤 거 말입니까?」

「아무것도 아니죠. 예를 좀 들어 볼까요? 원자로를…… 바닷속에서…… 물을 돌리면…… 한쪽에서 증기가 나오고…… 푸시시시시── 이건 잠수함이죠. 또, 원자로를…… 공기가 앞에서 들어오고…… 원자로로 가열하고…… 뒤로 내보내서…… 빵! 공중을 날면──이건 비행기이구요. 혹은, 원자로에……수소를 통과시키면…… 쨘! ──이건 로켓입니다. 그리고, 원자로에…… 보통 우라늄 대신에 농축 우라늄과 산화베릴륨을 같이 넣고 고온으로 효율을 높이면…… 이건 발전소죠. 이런 아이디어가 수백만 가지는 돼요!」

(제2권 34~35쪽, '1달러 내놔요!'에서)

 

군데군데 "어쩌구 저쩌구"로 설명하며 넘어가는 부분이 나옵니다. 그것도 독자들을 도와주려는 것 아닌가 싶었습니다.

 

내 계획은 이런 것이었다. 처음에는 이렇게 묻는다.

「유대인의 생각은 모든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생각인가?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진정 인간에게 가치 있는 것이 아니다…… 어쩌구 저쩌구」

(제2권 188쪽, '전기는 불입니까?'에서)

 

「파인만 교수가 온다는 것을 알았으면 더 많은 사람들이 와서 들었을 텐데」

…(중략)…

학생들이 곤경에 처했다는 말을 듣고, 나는 교수에게 편지를 써서 이것이 모두 내 잘못이라고 사과히기로 했다. <이렇게 하지 않았으면 내가 강의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학생들에게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여기에 대해 정중히 사과드리며, 이것은 모두 저의 잘못입니다. 어쩌구 저쩌구……> 노벨상을 받은 덕분에 나는 이런 일을 겪어야 했다!

(제2권 214쪽, '알프레도 노벨의 또다른 실수'에서)

 

 

 

 

번역도 매끄럽다고 해주기는 어렵지만 어쨌든 비교적 이해하기 쉽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초판 발행한 것을 12년에 걸쳐 48쇄나 인쇄하면서도 한번도 윤문을 거치지 않은 것은 좀 유감스럽습니다. 두 군데만 예를 들겠습니다.

 

"나는 프린스턴에 도착한 바로 그날에 학장의 차 모임에 갔는데, 나는 <차tea>가 무엇인지도 몰랐고, 이런 일을 왜 하는지도 몰랐다! 나는 사교적 능력이 없었고, 이런 일에는 전혀 경험이 없었다."(제1권, 78쪽)

 

이 부분을 읽을 땐 초등학교 학생의 일기장 검사를 하던 때가 떠올랐습니다. 초등학생들은 흔히 "나는, 나는, 나는……" 하고 문장마다 "나는"을 강조합니다. 그런 아이들을 보면 "나는"으로 시작하지 않으면 단 한 문장도 쓸 수 없는 시기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당시에 나는 이 문제의 첨단에 있지 않았다. 나는 항상 조금씩 뒤쳐져 있었다. 모든 사람들은 똑똑해 보였지만 내가 앞서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제2권, 136쪽)

 

아마도 이 부분에서 세 번째 문장은 "모든 사람들이 똑똑해 보였고,"로 시작되는 것이 옳은 것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이 상식이지 않겠습니까?

 

실험 과정과 결과를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도해나 삽화, 사진이 없어서 아쉽기도 했습니다. 파인만이 문장만 늘어놓았기 때문이겠지요. 예를 들면, 유체역학 교과서에 나온다는데, 'S자 모양의 관이 붙어 있는 스프링클러에서 물이 축에 대해 수직으로 뿜어져 나올 때 스프링클러는 어느 방향으로 회전할까?'라는 문제입니다(84쪽). 우리 같은 비과학도는 그림이 없이는 무엇을 설명하는지 알아채기가 어렵습니다. 도해가 있어도 마찬가지일지 모르지만.

 

 

 

<인간적인 면모>

 

익살스런 표정의 저 사진 좀 보십시오. 한시도 익살을 피우지 않고는 그냥 넘어갈 것 같지가 않습니다. 저런 익살꾼이 어떻게 물리학의 대가가 되었을까 싶어지지만 사실은 저런 성격이 더 유리할지도 모르지요.

 

나는 여름마다 태평양까지 가려고 자동차를 몰고 미국을 횡단하곤 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이유로 어딘가에 잡히고 마는데, 대개의 경우 라스베가스였다. 처음 그곳에 갔을 때가 특히 인상이 깊은데, 나는 라스베가스가 무척 좋았다. 그때나 지금이나 라스베가스는 도박으로 돈을 벌기 때문에, 호텔의 가장 큰 관심은 사람들이 도박하러 오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호텔들은 쇼와 식사를 아주 싸게, 거의 공짜로 제공한다. 예약 따위는 필요 없다. 그냥 뚜벅뚜벅 걸어 들어가서 비어 있는 많은 탁자들 중에서 아무데나 앉아서 쇼를 즐기면 된다. 라스베가스는 도박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정말 멋진 곳으로, 숙박비도 싸고, 식사도 비길 바 없고, 쇼도 멋지고, 게다가 나는 아가씨를 좋아했다. (제2권, 「라스베가스에서」, 92쪽)

 

내가 시카고에 갔는데, 그들이 나와 같이 일하고 모든 문제를 나에게 충분히 상세하게 설명하여 내가 바로 연구를 시작할 수 있게 하라는 명령서를 가지고 갔다. 나는 거기에 닿자마자 사람들에게 문제를 물어보고 다녔다. 그렇게 해서 나는 모든 것을 상세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은 매우 좋은 생각이었지만, 그들은 나에게 설명하기 위해 그렇게 열심히 노력하는데 나는 아무것도 그들에게 기여하는 것이 없다는 생각에 양심이 찔렸다. 그러나 나에게 행운이 왔다. 그들 중 한 사람이 문제를 설명할 때 내가 말했다. 「그 문제는 적분 기호 아래에서 미분해 보면 어때요?」 그는 30분 만에 이 문제를 풀었는데, 이 문제는 석달 동안이나 풒지 못해서 고심하던 것이었다. 그래서 결국 나도 뭔가를 한 것이 되었다. <나만의 계산법>을 이용해서. 그러고 나서 나는 시카고에서 돌아왔고, 상황을 설명했다(방출되는 에너지는 얼마이며, 폭탄은 어떤 모습이 될 것이며, 등등). 같이 일하던 친구인 수학자 폴 올럼이 나중에 나에게 이렇게 말한 것이 기억난다. 「여기에 대해 영화를 만들 때, 시카고에서 돌아와서 프린스턴 사람들에게 보고하는 사람이 나올 거야. 그는 양복을 입고 서류가방을 들고 멋지게 나올 거란 말이야. 하지만 여기 있는 자네는 더러운 티셔츠를 달랑 입고 우리에게 아무렇게나 말한단 말이야. 그렇게 심각하고 극적인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제1권, 「밑바닥에서 본 로스앨러모스」, 150~15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