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는 간다
허 수 경
기차는 지나가고 밤꽃은 지고
밤꽃은 지고 꽃자리도 지네
오 오 나보다 더 그리운 것도 가지만
나는 남네 기차는 가네
내 몸 속에 들어온 너의 몸을 추억하거니
그리운 것들은 그리운 것들끼리 몸이
먼저 닮아 있었구나
그리운 것들만 가는 걸까?
나를 남겨 놓고 저렇게 기차도 가고, 꽃도 지는 거지만,
말할 수도 없을 만큼 그리운 너 또한 가버렸지만,
나는 네가 남긴 것들을 나도 몰래 숨겨두고 있었으니,
그러므로 나는 저 기차가 간 자리에 어른거리는 그리움을 겪는다.
준비하지도 않은, 지긋지긋한 이 그리움들을 겪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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