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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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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서남표 총장 Ⅱ

by 답설재 2011. 4. 8.

 

 

 

어리석은 서남표 총장 Ⅱ

 

 

 

  ※ KAIST의 학생들이 연이어 자살하고, …… 이러한 현실이 너무나 안타까워서 「어리석은 서남표 총장」(2010.6.29, 신문보기)이라는 글에 덧붙여 쓴 글을 따로 옮깁니다. 이렇게 어려운데도 그에게 용기를 주고 싶기도 해서.

 

 

 

 

  덧붙이면, 우리나라 교육 현실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특이하다. 이른바 '하드' 부분으로는 분명히 교육강국이지만, 세계 50위권 내에 들어갈 대학은 하나도 없고, 100위권 대학도 드물다. 그런 대학이 되기 싫은 학교가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그 꿈이 이루어질 수 없는 이유가 그리 간단한 것은 아니다. 그건 혼자 힘으로 해결할 수도 없다.

 

  그건 간단하지는 않지만 나타나는 현상으로는 한심할 정도로 단순하다. 우리의 초·중·고 교육은 외우고, ○×표시를 하고, ①②③④⑤ 중에서 고르고, (  ) 안에 단답을 쓰는 데 익숙해지는 교육이다(그 따위 '작업'도 교육이라고 한다면).

  그런 교육에 치중하는 대학입시 중심교육부터 바꾸지 않고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는 걸 알아야 한다. 힘들지만 그것부터 고쳐야 한다. 그것부터 고치지 않으면 교육은, 아이들에게는 언제나 '고역(苦役)'이라는 걸 모두가 알아야 한다. 안다면 고쳐야 한다. 어느 후진국에서도 이런 교육은 하지 않는다.

 

  그걸 고치지 않은 채 정상적인 교육을 구상하니까 교육 지도자마다 서로 다른 시책을 내걸게 된다. 한때는 '전인교육'을 부르짖게 되고, 한때는 '열린교육'을 하자고 하고, 한때는 '체험교육'을 강화하자고 하고, 한때는 '교육과정 정상화' '자기주도적 학습'을 부르짖다가, 한때는 '인성교육', '창의성 교육'을 이야기하게 되고, 다른 사람은 '혁신학교'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게 된다.

 

  그리하여 우리는 해보지 않은 교육이론은 한가지도 없고, 제대로 실천하는 이론은 지식주입식 암기교육밖에 없는 나라가 되어 있다. 그리하여 아주 형편 없는 나라도 실천하는 교육방법을 우리만 외면하고 있다. 사실은 지식주입식 암기교육에 매몰되어 다른 건 할 여유가 없게 되었다. 아주 쉽고 재미있는 것조차 할 수 없게 되었다.

  그것은 -우리가 외면한, 잊어버린 교육은- 아이들에게 설명해주지 않는 교육, 아이들이 스스로 문제를 파악하게 하고, 스스로 학습해 나가게 하는, 참으로 간단하고 단순하고 쉽고 원초적인 방법이다. 어처구니없지만, 그게 진짜 교육이라는 걸 모르는 교사는 우리나라에는 단 한 명도 없다. 어처구니없지만, 다만 우리는 그걸 실천할 수가 없는 질곡에 빠져 있을 뿐이다.

 

  모두가 희생자가 되어 있을 뿐이다.

 

                                                                                                            2011.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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