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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학교교육

어느 저격수의 '연습'

by 답설재 2011. 2. 2.

 

 

 

어느 저격수의 ‘연습’

 

 

 

 

  군사사(史) 전문가들이 역사상 가장 탁월한 저격수라고 평가한 핀란드의 시모 해이해는 1939년에 일어난 소련-핀란드 간의 '겨울 전쟁'에서 최소한 700명의 적을 사살했다고 합니다.

  그는 영하 40도의 극한 상황에서 하얀색 옷으로 위장한 채 구식 총으로도 정확하게 목표를 맞추는 인간 사냥꾼으로 '백색 죽음'이라는 별명을 가졌으며, 적군이 쏜 총탄을 맞고 턱과 왼쪽 뺨이 '왕창' 날아가는 큰 부상을 입고도 살아남아 다시 사냥꾼으로 돌아갔는데, 어떻게 그처럼 사격에 능하게 되었느냐고 묻자 한마디로 대답하더랍니다.

  "연습!"

 

  연습 없이 잘 할 수 있는 것이 몇 가지나 되겠습니까?

  수업(授業)은 어떻습니까?

 

  언젠가 어느 책에서 "멋진 교사는 어떤 모형의 수업에도 능하다"는 뜻의 글을 읽고1 어째서 그럴까 곰곰이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요샛말로 하면 '명품교사'는 토론수업도 잘하고, 강의식 수업도 잘하고, 옛날 이야기도 잘해 주고, 역할놀이 수업도 잘하고 시물레이션 게임도 잘하고, 개념학습도 잘 시키고, 현장학습도 잘 나가고…… 뭐든지 다 잘한다는 얘기지요. 미안하지만 '공문처리'를 잘한다는 뜻은 아닌 게 분명합니다. 그렇게 말한 그 학자의 나라는 그런 나라는 아니니까요.

 

  어째서 그럴까요?

  그만큼 연구하고 실천하고, 또 연구하고 실천하는 데 열의를 쏟는다는 얘기가 아니겠습니까.

  연습! 뭐든 다 그런 거겠죠.

 

 

 

 

 

조선일보, 2011.1.29.A26.

 

 

 

 

 

  1. 아마도 Barr라는 학자가 말한 것 같은데 정확하지 않고, 그 책을 찾을 수도 없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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