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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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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 워크 Ⅰ-김관진 국방장관 후보자의 스타일

by 답설재 2010. 12. 9.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로는 조간신문 앞 부분을 읽는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오늘(12.4) 아침 신문의 제목들을 보면 이런 것들입니다.1

「李대통령 "北주민들 긍정적인 변화"」

「"北 또 도발 땐 항공기로 폭격" 김관진 국방 인사청문회」

「"이웃나라가 함정 격침하고 포격했다면 당신 같으면 어떻게 대응하겠는가" 클린턴, 키르기스스탄 젊은이들과 '타운홀 미팅'」

「김관진 국방 인사청문회 "전투기로 폭격해도 北 전면전 못할 것"」

 

전문 분야가 아니므로 할 수 있는 말이 거의 없습니다. 별로 할 말이 없는 것이 마땅할 것입니다. 다만 '그렇구나!' 마음에 새기고 어긋나지 않는 사고를 하도록 노력할 뿐입니다.

그런 마음으로 전문가들의 글을 정신차려 읽었습니다.

 

"…… 강군(强軍)은 돈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고 정신력이 중요하다. 군은 명예를 먹고 사기로 싸운다. 군의 명예는 목숨을 바쳐서라도 지킬 가치가 있는 나라를 지킨다는 자부심에서 나온다. ……"2

 

"…… 손자병법(孫子兵法)이 프랑스어로 처음 번역 소개된 것은 지금부터 200여 년 전이다. 국민더러 읽으라는 게 아니라 국가 보위(保衛)의 책임을 진 대통령에게 읽히기 위해서다. 그 대통령 이름이 나폴레옹이다. 대통령의 책임은 그토록 엄중(嚴重)한 것이다. …(중략)…  경제력의 우세가 전투력의 무세로 자동적으로 이어진다고 하는 것은 배부른 쪽이 믿고 싶어하는 미신(迷信)이다."

3

 

 

 

국방장관이 될 사람에 관한 기사를 봤습니다.

 

김관진 국방장관 후보자는 3일 열린 국회 국방위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의 도발 시 전투기 폭격까지 동원한 단호하고도 강력한 응징 방침을 천명했다. 그는 이날 청문회 답변에서 "우리 군은 연평도 포격사태 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기본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며 "군내 행정주의, 관료주의를 과감히 도려내고 적(敵)이 도발할 경우 전력을 총동원해 그 근원을 뿌리 뽑겠다"고 했다. …(후략)…

 

그 아래에 이런 기사도 보입니다. 「청문회서 드러난 '김관진 스타일' 야전군인답게 '짧고 분명한' 답변, 野의원들 "잘 뽑았네… 든든하네"」

바로 그 기사 안에 페이퍼 워크에 관한 이런 내용이 들어 있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김관진 국방장관 후보자는 3일 국회 국방위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간단 명료'를 선호하는 전형적인 야전군인의 모습을 보여줬다. 김 후보자의 짧은 답변에 자정까지 늘어지기 일쑤인 인사청문회가 이례적으로 오후 6시쯤에 끝났다. …(중략)… 이 같은 김 후보자의 스타일 때문에 이미 군 내에는 '모든 보고서는 A4 용지 1장으로', '중간보고는 생략하고 펙트 위주의 최종보고서만 제출할 것' 등의 지침이 내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후략)…

 

그럴 수밖에요. 군인이 총을 밀쳐놓고 페이퍼 워크에 주력하는 행정주의, 관료주의에 치우쳐서는 국방은 헛일일 것입니다. 정말이지 이번에는 제대로 해보기를, 아니 잘 하지 않으면 정말로 안 된다는 기원을 담아 그가 가는 길을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2010. 12. 4(토). 아침에.

 

 

 

 

  1. 조선일보, 2010.12.4(토).
  2. 김규(예비역 공군 소장),「'천일양병(千日養兵) 일일용병(一日用兵)'」
  3. 강천석 칼럼 「대통령 몫, 軍 몫, 국민 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