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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네티즌의 모습

by 답설재 2010. 8. 6.

  세상은 한밤에도 복잡한 것 같습니다.

  명동이나 어디나 하다못해 한강변에라도 나가보면 더 하겠지만,

  한갓진 아파트의 한밤도 조용하기만 한 건 아니란 걸 이즈음에 알았습니다.

  밤새워 싸우기도 하고,

  늦게 아파트 현관을 들어오고 나가며 더 큰소리를 내기도 하고,

  난데없이 애완견이 짖기도 하고,

  변심이라도 한 듯 매미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잠 안 오는 밤에도 뒤척이고 또 뒤척이면서도 침대에 있습니다.

  그러지 말고 차라리 물 한 잔 마시고 책을 읽으라는 걸 여러 군데서 여러 번 봤고,

  머리맡에 책을 두고도 그렇게 하면서 밤을 새웁니다.

  누가 이기나 보자, 그런 식입니다. 당연히 제가 지면서도, 질게 뻔한데도 그렇게 합니다.

  이제 굳이 잠을 자야 하거나, 굳이 책이라도 읽어야 하거나 그럴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전에는 평생을 두고 이런 일이 없었습니다.

  요즘 뭐가 목까지 차 올라와 있는지 속이 뒤집어질 것 같아서 그렇습니다.

 

 

       

 

 

  네티즌들은 뭘 하는가 하면, 저렇게 인터넷 서핑을 하고 있습니다.

  ‘다음’의 블로그 관리 시스템이 바뀌어서 이제 이런 통계가 나오지 않습니다. 이 통계는 지난 7월 8일(목요일)의 제 블로그 통계입니다.

  보십시오. 한밤중도 한낮도 거의 구분이 되지 않습니다.

  제 블로그 손님만 저렇다면(그럴리 없지만) 너무나 송구스러워서 이렇게 부탁할 것입니다.

  "제 블로그는 늘 열려 있으니까 안심하시고 주무십시오. 그러시다가 몸이라도 상하시면 어떻게 하려고 그러십니까? 부디 오늘부터는 밤중에는 절대로 오지 마십시오. 그럼, 그렇게 알고 있겠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렇습니다. 제가 침대에서 몇 시간이고 그렇게 뒤척일 때도 수많은 제 독자들은 이 블로그를 찾아오기도 한다는 것이 저로서는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요. 별것 아닌 내용을 밤새워 보신다는 것이 얼마나 쑥스럽고 신기한 일인지요.

  솔직히 말하면 그 힘으로 살아가는 것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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