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지난 주 선생님을 뵈러 가는 길은 소풍을 가는 아이처럼 설레임이 가득했고,
돌아오는 길은 왠지 모를 아쉬움과 슬픔이 느껴졌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선생님은 작으신(?) 키지만
카리스마 있으시고 강단이 있으셨는데
분명히 약해지신 모습이 염려되었어요...
이제 성적 처리도 끝이 나서 조금은 여유가 있습니다.
꼬맹이들이 장난치며 싸우는 걸 보고 화난 모습으로 무서운 얼굴을 하며 겁을 주고는
뒤돌아서서 혼자 피식 웃는답니다(전 좋은 선생님은 아닌가 봐요).
'교원능력개발평가 개인결과 통보'라고 적힌 봉투를 받았습니다.
저는 1학년 담임이라 동료교원 평가 결과와 학부모 만족도 조사 결과를 통보 받았는데
4,5,6학년 담임들은 학생 만족도 조사까지 통보를 받았겠지요...
평가가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왠지 씁쓸했습니다.
우울해지기도 했구요.
동료 선생님들도 이제 어떻게 아이들을 가르쳐야 할 지 모르겠다는 말씀들을 하십니다.
교육관이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무조건 잘했다고 해야 하냐는 말씀부터 시작해서
학부모들과의 관계 또한 어떻게 해야 잘 하는 것인지 논의가 많았습니다.
선생님!
가슴이 답답해지네요...
저도 교원평가가 나쁘다는 입장은 아니지만
선생님들의 열정과 노력을 한 줄 세우기로 꼭 평가를 해야 하는건지 모르겠어요...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모습보다는 실수한 점만 부각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요.
제가 괜히 선생님께 넋두리를 했네요...
선생님!
늘 건강조심하시고 좋은 글도 많이 올려주세요.
파란편지에서 많은 힘과 위로를 받는답니다.
전 블로그나 싸이를 하지 않는데요, 울 신랑이 아들들의 모습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려 놓았어요.
개인 자료는 저도 볼 수 없게(뭐 그리 중요한 자료라고 ㅋㅋ) 막아 놓고 사진만 볼 수 있게 했더라구요.
개구쟁이 울 아들들 선생님께 보여드리고 싶네요.
http://blog.○○○○○○
시간되시면 함 들러봐 주세요^^
또 연락드릴께요.
많이 잘 드시구요....
무더위에 건강 조심 또 조심하시구요....
참 그때 사주신 빵을 울 아들들이 아주 맛있게 잘 먹었답니다.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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