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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학교교육

시사교육자료 활용 연구

by 답설재 2010. 7. 12.

 

 

 

 

 

‘서울 G-20 정상회의 홍보물 안내’ 메일을 받았습니다. 홍보물은 네 가지입니다.

* 단행본-알고보면 더 재미있는 G20 이야기

* 만화-이제 우리가 글로벌무대의 주인공

* 리플릿-우리에게 서울 G20 정상회의는 무엇인가

* G20 슬로건 현수막

 

교육과학기술부는 이 홍보물에 대해 다음과 같이 안내했습니다.

“서울 G20 정상회의에 대한 대국민 관심 제고 및 중요성 인식 확산을 위하여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에서 제작한 홍보물(단행본, 만화, 리플릿) 및 홍보 현수막 파일을 첨부와 같이 보내드리오니 많은 활용바랍니다."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잘 활용하는 것입니까?

교원들도 많이 보고, 학생들에게도 많이 보여주고, 가령 현수막 파일은 실제로 교문 등에 내어거는 일일 것입니다. 그건 당연한 해석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내 생각은 이렇습니다. 필요할 경우 가장 이상적인 교육은,

학생들이 그 학년성에 맞추어 직접 『알고보면 더 재미있는 G20 이야기』 같은 보고서를 써보고, 학생들이 탐구심과 창의성을 발휘하여 『이제 우리가 글로벌 무대의 주인공』이라는 제목 등의 만화를 그려보고, 학생들이 직접 「우리에게 서울 G20 정상회의는 무엇인가」라는 제목 등의 리플릿을 만들어보는 것입니다.

그렇게 가르치면 정부에서는 "시간도 없는데 왜 그렇게 가르치나? 왜 쓸데없는 짓을 하나!" 호통을 칠까요?

그렇지 않겠지요. "그건 당연한 거 아니냐?"고 하겠지요.

그러면 그렇게 가야 합니다.

그렇게 변해야 교육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게 됩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아직은 멀었습니다. 학교에 도착한 그런 홍보물들은 학생들은커녕 교사들에게조차 잘 전달되지 않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교육의 방법이 틀렸기 때문입니다. 옛날 얘기지만, 어느 지역에서는 한때 그런 홍보성 자료에 교사 명단을 붙이고 그 자료를 봤다는 날인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의 교육방법이 아직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자료들이 잘 활용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는, 저는 우리 선생님들이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왜 그걸 고치려는 현장연구를 하지 않는지, 왜 그걸 고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지 그걸 알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교육적인 활동이 가장 간단하면서도 가장 가시적인 것은 현수막입니다.

지금은 "쥐를 잡자!"는 표어를 가슴에 붙이는 시대가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전국적으로 "자나깨나 불조심, 꺼진불도 다시보자"는 투의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면 그건 교육을 하는 학교에서 하는 짓이 아니라고 해야 합니다.

당연히 "행복한 우리 학교는 학생간 폭력이 없습니다" "사랑해요 보훈가족, 힘모아 나라 사랑"이라는 현수막을 내거는 학교도 있겠지만, 그걸 전국적으로 똑같이 내건다면, 설명도 없는 "너 자신을 알라!" "노력은 성공의 어머니!"나 마찬가지가 될 것입니다. 과연 몇 사람이 그걸 보면서 그 의미를 깊이 새기겠습니까.

 

직접적으로 설명한다면, 어떤 현수막을 내걸면 좋겠는지, 도무지 좋은 생각이 나지 않는다면 그건 그 학교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될 것입니다. 아이들이 해야 할 일을 행정가들이 하고, 아이들이 해야 할 일을 어른들이 하니까 그렇게 어려워질 수밖에요.

전국적으로 똑같은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면, 전국을 내려다보는 사람의 기분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내 생각으로는 오늘날의 교육부에는 그런 사람은 없을 것이 분명합니다. 수십 년 우리 교육이 늘 시키는 대로 하는 데 익숙한 것을 보고 그런 관습, 그런 사고방식을 좀 탈피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서 하는 말입니다. 더구나 '학교자율화'를 시책으로 내건 나라가 아닙니까? 제발 이렇게 가르치면서 입학사정관제 같은 것도 도입하면 앞뒤가 잘 맞을 것 같지 않습니까? 아이들에게 덜 미안할 것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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